소위 '반(反) 문재인 정서'가 확산되면서 야당의 전통 텃밭인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사실상 최후의 카드다.
더민주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를 찾아 야권 분열과 호남 민심의 이반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광주천에서 광주 시민들과 만남을 갖고 충장로거리로 이동해 '광주시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는 "모두 다 제 탓이니 나를 책망하라"는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당과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에겐 책임이 없다며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더민주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호남 홀대론 등에 대해 억울한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정치인이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이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문 전 대표가 대표일 때 그동안 당이 혼란스럽고 무기력했던 점, 대여 투쟁을 제대로 못하고, 포용력 친화력을 발휘해서 통큰 정치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단 당에서 일어난 일은 대표가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기 때문에 낮은 자세, 겸허한 자세로 민심을 경청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이곳(호남) 민심을 돌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광주 메시지는 문 전 대표가 직접 작성한 만큼 표현 수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 측근의 전언이다. 대권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전 대표의 이번 호남 방문은 사실상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카드가 될 전망이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게 요청한 '구원 등판'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스스로 호남 대변인을 자처하며 돌아선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전두환 정권시절 국보위 경력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문 전 대표의 광주 메시지가 얼마나 호남 민심을 흔들지가 일주일도 안남은 4.13총선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면돌파를 선택한 문 전 대표의 메시지가 효력을 발휘한다면 제1야당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문 전 대표가 민심을 되돌리지 못하면 더민주는 텃밭에서 고전하면서 초라한 성적을 거둘 수 밖에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