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경기에서 시즌 마수걸이 안타를 뽑아낸 정수빈이었다. 전날 정수빈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임창민의 2구째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개막 4경기, 18타석 만에 터진 안타였다.
이전까지 정수빈은 볼넷 1개, 몸에 맞는 공 1개가 전부였다. 삼진은 4개를 당하는 등 타격 컨디션이 영 말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 정수빈은 첫 안타를 쳤다는 취재진의 말에 "이제 겨우 타율이 생겼다"고 씩 웃었다. 정수빈은 타율 0할이다가 이제 6푼3리(16타수 1안타)가 됐다.
왜 이런 초반 부진이 왔을까. 정수빈은 "체중이 많이 빠져서 그런지 발은 빨라졌는데 방망이가 (힘차게) 나가지 않는다"고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이어 "70kg 정도 나가는데 신인 때와 비슷한 몸무게"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정수빈은 무릎이 좋지 않아 도루도 감소했다. 2014년 32도루를 기록한 정수빈은 지난해 15개로 두 배 이상 줄었다. 때문에 무릎 상태와 스피드를 향상시키기 위해 체중을 7kg 정도 뺐다. 과연 정수빈은 많이 출루하지 못했음에도 도루를 3개나 기록 중이다. 3번 뛰어서 모두 살았다.
두산은 정수빈이 많이 살아나가야 득점 기회가 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정수빈의 안타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면서 "언제까지 못 치나 한번 두고 보자는 생각이었다"고 웃었다.
그러나 최근 3승1패 상승세에도 김 감독은 "그래도 허경민, 정수빈 등 테이블 세터진이 많이 살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번 타자 허경민은 그나마 낫지만 역시 타율 1할6푼7리(18타수 3안타)에 불과하다.
둘의 출루율도 낮다. 허경민이 2할1푼1리, 정수빈은 1할6푼7리를 기록 중이다. 둘이 많이 출루해 베이스를 훔쳐 밥상을 차려야 두산 중심 타자들이 잘 받아먹을 수 있다. 첫 안타를 뽑아낸 정수빈 등 두산 공격 첨병들이 살아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