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강한 압박, 북한의 태도변화 이끌까?

중국 상무부는 5일 북한으로부터의 수입과 수출을 금지하는 광물 리스트를 발표했다.

수출입 금지품목에는 석탄이 공식 포함됐고 철, 철광석, 금, 티타늄, 바나듐광, 희토류 등 7개 광물도 수입금지 항목으로 지정됐다.

또 항공 가솔린, 나프타를 포함한 항공연료, 등유 등 로켓연료 등도 수출금지 품목에 포함됐다.

특히 중국이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의 수입을 금지한 것은 북한에 직접적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기준 북한의 수출품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34%으로 가장 컸고 철광석은 6.6%, 철강 3.9%였다.

중국 상무부의 이번 조치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후속조치로 발표한 것이지만 중국 정부가 그동안 대외적으로 수출금지 품목을 발표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이 이처럼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우선 국제사회에 중국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한국 등에서 중국의 제재 이행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데 대해 유엔 결의 이행 의지를 대외적으로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스인홍(时殷弘)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과거 상무부가 수출입금지품목 리스트를 발표한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대북제재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북한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번 상무부의 조치가 시진핑 주석이 워싱턴에서 열린 핵 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스 교수는 "중국 최고위층이 김정은에 대해 더 이상 인내하기 힘들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특히 북한이 최근 노동신문에서까지 중국을 비판하는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은 지난 2일 조선국제정치문제연구소 명의의 "불공정한 세계질서를 변혁하기 위한 정의의 불길을 지펴올리자"는 제목의 논평에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와 관련 "문제는 체면과 명분을 그리도 중시한다는 일부 대국들마저 미국의 비렬한 강박과 요구에 굴종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논평 후반부에는 "피로써 이루어놓은 공동의 전취물인 귀중한 우의관계도 서슴없이 저버리고 이 나라,저 나라와 밀실야합하여 만들어낸 결과물로 정의와 진리를 짓눌러보려는 참담한 현실앞에서 우리는 세계정치의 허상과 진실을 다시금 명백히 꿰뚫어보게 된다"고 주장한 대목도 중국을 향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중국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것은 자신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행동을 취하는 북한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북한을 중국식 해법에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은 유엔의 대북제재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대화를 통한 문제의 해결을 주장하며 북한의 핵 포기와 북미 평화협정의 동시 논의를 제안했다.

북한은 그러나 중국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그동안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이 중국의 제안까지 무시하고 중국에 비판적인 입장까지 밝히고 나서자 중국이 강하게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내에서는 이같은 압박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중국의 강력한 제재의지를 확인한 북한이 서서히 입장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둬웨이는 특히 지난 3일 발표된 북한의 국방위 대변인 담화에서 이례적으로 협상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을 주목하고 있다.

담화에는 "일방적인 제재보다 안정 유지가 급선무이고 무모한 군사적 압박보다 협상 마련이 근본 해결책이며 부질없는 제도 전복보다 무조건 안정과 협조가 출로라는 여론이 크게 조성되어"라는 표현이다.

대화를 제의한 것도 아니고 문맥으로 보면 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차원이지만 '협상이 근본해결책'이라는 표현을 넣은 것은 입장 전환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 4일에는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 <조선신보>가 미국을 향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조선신보는 ‘불변의 법칙’이라는 논평에서 미국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를 비난한 뒤 “미국은 전쟁위기, 멸망의 위기를 모면하려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식 해법 이외에 출구가 없고 이에 따라 6자회담이나 북미간 평화협정 같은 대화 공세를 통해 중국식 해법에 호응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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