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경기도의 한 제과점 업주 A씨가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3월 제과점에서 판 캔디 한 통이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지자체로부터 영업정지 15일 처분을 받았다.
캔디를 사간 B씨가 나흘 만에 제과점이 아닌 본사에 항의 전화를 해 캔디 가격의 100배인 250만 원을 요구했지만, 원심은 "무리한 보상 요구를 했더라도 유통기한이 지난 캔디를 팔았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영업정지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B씨를 '블랙컨슈머'로 의심해 사실상 영업정지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통상 유통기한이 지난 물건을 구매한 경우 판매자에게 찾아가 항의하고 환불이나 다른 제품으로 교환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도 B씨는 본사 연락을 받고 찾아온 A씨를 회피했다"며 "순수하지 않은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또 "구입한 캔디 3통 가운데 유통기한이 지난 것만 뚜껑의 봉인이 뜯어져 열려있어 B씨가 조작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대법원은 봤다.
A씨 제과점이 사건 두 달 전쯤 본사에서 받은 위생 점검의 유통기한 항목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고,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가맹점이 반품하면 본사가 전액 환불해주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