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스런 조갈량 "창단 첫 1위? 그보다 더 기쁜 게 있어요"

'지난해는 정말 흑역사였지' 조범현 케이티 감독은 5일 삼성과 홈 개막전에서 승리하면서 창단 첫 1위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1위보다 더 기쁜 게 있다"고 강조했다.(자료사진=케이티)
지난해 최하위에서 올 시즌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케이티. 창단 처음으로 프로야구 10개 팀 순위에서 1위 등극의 기쁨을 누렸다.

케이티는 5일 경기도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개막전에서 8-3 승리를 거뒀다. 3승1패로 공동 2위 그룹 두산, KIA, LG(이상 2승1패) 등에 0.5경기 앞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군에 합류한 이후 첫 1위 도약이다. 개막 11연패 수렁에 빠졌던 지난해 초반을 감안하면 상전벽해나 다름없다.

경기 후 조범현 케이티 감독은 자못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홈 개막전에서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6-8로 졌던 삼성을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유한준-이진영, 젊은 선수들에게 큰 영향"

조 감독은 "창단 첫 1위에 올랐다"는 말에 "이제 겨우 4경기를 했는데 1위는 무슨 1위"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며 빙그레 웃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1위 도약보다 더 기쁜 것이 있다"고 귀띔했다. 바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선수단의 모습이다. 조 감독은 "내가 봐도 선수단이 단단하게 안으로 하나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케이티 선수들이 SK와 원정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개막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한 뒤 기뻐하는 모습.(자료사진=케이티)
사실 지난해 케이티는 혹독한 데뷔 시즌을 치렀다. 롯데와 개막전부터 5회초까지 8-2로 앞서다 9-12로 대역전패를 안았다. 이후 11연패 등 악몽의 봄을 겪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젊다 보니 경험이 적어 시즌을 치르는데 전혀 계산이 서지 않았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지난 시즌 후반기 조 감독은 "정말 야구장에 가기가 싫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 케이티는 시즌 뒤 알찬 보강에 성공했다. FA(자유계약선수) 유한준(35)을 4년 60억 원에 모셔왔고, 2차 드래프트에서는 베테랑 이진영(36)을 데려왔다. 이 둘은 그야말로 대박 영입이었다.

조 감독은 "두 선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경험이 많은 게 더 도움이 된다"면서 "솔선수범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주는 영향력이 정말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전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우리 팀에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아직 멀었다…투수진 경험 더 필요"

지난 3일 SK와 원정이 달라진 케이티의 단적인 모습이었다. 이날 케이티는 주포들이 모두 이런저런 부상으로 선발에서 빠졌다. 유한준을 비롯해 앤디 마르테, 김상현 등이다. 그러나 케이티는 이진영의 결승 3점 홈런 등을 앞세워 5-4로 이겼다.

조 감독은 "그 경기가 굉장히 컸다"면서 "사실 주축들이 빠져서 힘들 줄 알았는데 이겼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지난해 같으면 무너졌을 텐데 이번에는 버텨냈다"면서 "선수단이 강하게 뭉쳐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5일 삼성과 홈 개막전에서 이적 후 첫 홈런으로 8-3 승리를 이끈 케이티 유한준.(자료사진=케이티)
5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케이티는 마르테, 김상현이 역시 빠졌지만 정규리그 5연패를 이룬 삼성을 눌렀다. 유한준이 이적 후 첫 홈런을 터뜨렸고, 이진영과 김연훈 등도 활약했다.

하지만 여전히 신생팀은 신생팀이다. 조 감독은 "타선은 확실히 힘이 붙었지만 투수진은 아직 젊은 선수들이 많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어 "정성곤, 정대현, 고영표 등 선수들은 한번 슬럼프에 빠지면 길어질 수 있다"면서 "그러지 않도록 잘 조절해서 시즌을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단 첫 깜짝 1위에 오른 막내 케이티. 얼마나 1위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는 모르되 지난해처럼 혹독한 시즌이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을 입증했다. 케이티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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