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오토'는 애플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소프트웨어인 '카플레이'에 대응해 구글이 지난해 새로 선보인 자동차용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계열 모바일 기기와 연동돼 다양한 모바일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의 카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전화통화와 음악듣기, 문자전송, 음성명령, 애플리케이션 실행 등 다양한 기능이 장점이다. 특히 안드로이드 오토에서는 직관적이고 정확한 지도 정보가 강점인 구글 맵스(Google Maps)를 활용해 내비게이션 기능이 가능하다.
현대자동차 북미법인(HMA)은 지난해 수출형 쏘나타에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부터는 애플의 카플레이도 함께 탑재하고 있고, 국내 수출 차량들이 대부분 이 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차량도 올해부터 본격 카 인포테인먼트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GM코리아는 올해 새롭게 출시하는 차량들에 대거 애플 카플레이가 지원되는 쉐보레 마이링크를 탑재한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오토는 지원하지 않는다.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북미 지역 등 주요 수출지역에 카 인포테인먼트 적용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차량에는 아직 적용 계획이 없다. 쌍용차도 구글과 협력중이지만 국내 차량에 적용할지는 역시 미지수다.
특히 구글과 애플이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들과 OS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향후 자율주행자동차 기술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수출형 차종과 달리 내수형을 홀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자동차 회사들이 내수차량에 대한 보수적인 태도와 함께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의 위축을 우려한 것 때문이라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자동차는 차량 인포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을 서비스하는 현대엠엔소프트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우리정부의 미비한 제도도 문제다.
구글은 그동안 구글 맵스의 한국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에 구글지도에 적용할 한국 측량 데이터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거부당했다. 정부는 국가시설과 군사적 보안을 이유로 측량 데이터를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 등 해외에 반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와 지도 서비스 업체들의 경우 측량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보안시설은 지도에 표기하지 않는다. 위성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구글 외에도 애플이나 지도관련 해외 기업이나 기관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구글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글로벌 ICT 기업들과 규재개선 및 상생방안을 주제로 정책 해우소를 개최한 자리에서 전세계적으로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구글지도 서비스를 한국에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한국의 지도 측량 데이터를 제공(해외 반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국가보안시설이나 군사시설 등이 지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면 지도 측량 데이터의 해외 반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구글 등 해외기업이 지도 서비스와 내비게이션, GPS 관련 서비스를 한국과 해외에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애플은 자사 지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내부적인 문제로 한국의 지도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역시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없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답변으로 애플도 수혜를 입게 됐다.
정부가 지도 측량 데이터를 해외 기업에 제공하게 되면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는 물론 한국에도 전기자동차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등 운영체제 기반 서비스의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