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통신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과거에는 손전화(휴대전화) 이용자들이 고려링크 봉사를 좋아했지만, 고려링크의 통화품질이 갑자기 나빠지면서 지금은 강성네트를 더 좋아한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다.
소식통은 "고려링크가 처음 개통되던 2008년에는 통화가 잘 되어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이용했지만, 지금은 시내에서도 통화가 빈번히 끊어지고, 도시와 농촌간 통화는 하루 또는 이틀까지 불통될 때도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오라스콤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통신기술을 다 빼낸 상태에서 고려링크를 북한에서 퇴출시키기 위해 조치를 취하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평가했다.
이 소식통은 "오라스콤 텔레콤이 투자한 돈으로 북한은 이미 이동통신 사업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다 갖췄다"면서 "강성네트도 고려링크 기지국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북한이 단독으로 통신사업을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2008년 12월 이집트 통신업체 오라스콤은 북한에 4년 간 4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북한과 지분을 75대 25로 결정해 고려링크를 출범시켰다.
북한에서 이동통신 사업이 시작되면서 고려링크 가입자는 2012년 100만명을 돌파했고, 2013년에는 200만명, 2015년 말에는 3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011년쯤에 국내통신업체인 강성네트를 출범시키고 고려링크와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오라스콤 측과 의견이 충돌하는 것으로 알려졌니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노스코리아테크’를 운영중인 마틴 윌리암스는 북한이 새 국영통신사와 고려링크와의 합병을 통해 오라스콤의 북한 내 이동통신사업 지분을 뺏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윌리엄스 대표는 "합병을 통해 북한의 새 이동통신사업자가 탄생할 경우 오라스콤의 지분율이 현재(고려링크의 75%)보다 대폭 줄어들거나 심지어 소주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대표는 특히 "북한으로선 합병을 통해 오라스콤이 그 동안 휴대전화 사업으로 번 5억 달러 이상의 수익금을 사실상 뺏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이집트 오라스콤사는 지난해 1/4분기 회계감사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이 최근 국영 통신업체를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로 추가 선정했다"고 밝혔다.
미국계 대형 회계법인인 딜로이트 카이로 사무소가 작성한 보고서는 "이번 조치로 오라스콤이 북한에서 국영사업자와 경쟁하게 됐으며, 수익금 반출 제한에 이어 대북 휴대전화 사업에서 새 장애물을 만났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어 "오라스콤 측이 새 이동통신사업자와 경쟁하는 대신 합병을 추진 중"이라며, "경영진이 이미 북한 당국과 합병에 관해 일차적인 합의를 봤다"고 밝혔지만, 아직 성사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