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남편과 사별한 A(38·여)씨는 두 아들과 남동생 집에서 살다가 한 달 전 다른 남성을 만나 동거하게 됐다.
경제적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A씨는 13살과 11살인 두 아들을 데려갈 형편이 못됐다.
결국 남동생에게 두 아들을 떠안기듯 맡겼지만 여유 없기는 마찬가지인 남동생으로서는 조카 둘을 건사하는 것이 부담이었다.
결국 A씨와 남동생은 두 아이의 양육문제로 다투는 일이 많았다. 두 아들도 외삼촌 집에서 살기 싫다며 자주 엄마인 A씨를 찾아가 보챘다.
동거남에게 눈치가 보여 찾아오지 말라는 A씨의 말에도 엄마 품이 그리운 두 아들은 A씨 집으로 향하는 발길을 멈추지 않았다.
A씨와 남동생, 두 아들 사이에 얽힌 갈등이 폭발하면서 결국 사달이 났다.
지난달 28일 두 아들은 다시 A씨 집을 찾았다. 큰 아들은 엄마에게 "외삼촌과 살기 싫다. 엄마와 같이 살고 싶다"고 했다.
신경이 예민했던 A씨는 화가 났다. 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두 아들을 어떻게 건사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밀리지 않는 남동생과 한바탕 말싸움을 한 A씨에게 큰 아들 B군이 재차 보채자 A씨는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아들과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렀는데 그만 B군의 가슴을 찔렀다.
다행히 심장을 비켜가면서 B군은 전치 3주의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당시 집 안에는 B군의 동생도 있었지만,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
A씨는 경찰에 체포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아들이 자꾸 찾아와 위협만 하려다가 실수로 상처를 입혔다"고 후회했다.
B군은 가슴에 씻지 못할 상처를 입었지만, 엄마를 용서했다. 수술 후 이틀의 회복 기간 후 경찰 조사를 받은 B군은 "엄마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동생도 "엄마는 평소에 좋은 사람"이라며 A씨를 감쌌다.
경찰은 "두 아이가 다시 엄마와 함께 살 수 있을지는 수사 결과와 법원의 판결로 결정될 것"이며 "A씨가 오죽 답답한 처지였으면 그랬겠느냐는 생각은 들지만 엄마를 두둔하는 두 아들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B군과 C군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임시보호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