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한' 김동성 "노진규, 암 이기고 평창 갈 줄 알았는데…"

'하늘에서 원없이 달리렴' 3일 저녁 암으로 세상을 떠나 서울 원자력병원에 안치된 쇼트트랙 국가대표 노진규의 영정 사진.(송대성 기자)
"이제는 편안한 곳에서 쉬었으면…"

불의의 암 투병 중 3일 세상을 떠난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노진규가 안치된 4일 서울 원자력병원 장례식장. 24살의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한 고인을 기리기 위해 동료 선후배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여자 에이스 심석희(한체대)와 남자부 박세영(화성시청) 등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오전부터 빈소를 지켰다. 전날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끝난 국가대표 2차 선발 대회를 마친 뒤였다. 전날 경기의 피로보다 동료를 잃은 슬픔에 이들은 침통한 표정이었다.


노진규와 동갑내기 친구이자 동료였던 박승희(스포츠토토)는 이미 전날 다녀갔다. 박승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방금 널 보내고 왔어. 너랑은 좋은 기억뿐이다. 다음 생에도 우리 꼭 친구로 만나자"라는 추모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박승희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2관왕에 오른 뒤 스피드스케팅으로 전향해 활동 중이다.

쇼트트랙 출신 스타들도 먼저 떠난 후배를 애도했다.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성 KBS 해설위원과 2006 토리노올림픽 여자 3관왕 진선유 등이다.

김동성은 "암을 이겨내고 평창올림픽에 갈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자기 꿈을 위해서 노력했던 선수가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 마음이 아프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자기가 좋아하는 스케이트를 좋은 곳에 가서 원없이 하리라 생각한다"고 추모했다.

자신에 이어 남자 대표팀 에이스 계보를 잇던 노진규였기에 안타까움이 더 컸다. 김동성은 "노진규는 노력하는 선수였고 스케이트를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선수였다"고 추억했다.

후배들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동성은 "노진규가 이루지 못했던 꿈을 나머지 선수들이 평창에서 이뤄 하늘나라에서도 기뻐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규가) 이제는 고통 없는 곳에서 편안하게 쉬었으면 좋겠다"고 힘겹게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지난 2011년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우승자인 노진규는 2013년 9월 어깨 부위에 종양이 발견됐다. 이후 수술을 미루고 고통 속에 소치올림픽을 준비하던 노진규는 대회 한 달 전 훈련에서 팔꿈치 골절상을 입었다. 이후 어깨 종양이 악성인 골육종으로 판명돼 수술과 항암 치료 등 투병 생활 끝에 3일 저녁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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