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 미색 저고리와 붉은 치마로 한복을 갖춰 입고 참석했다. 통상 박 대통령은 외국 방문 첫날 현지 동포들을 만나왔다.
박 대통령은 "머나먼 멕시코까지 방문하신 것을 환영한다"는 김현욱 멕시코 한인회장의 환영사 뒤, "첫 일정으로 여러분을 만나뵙게 돼 반갑다"면서 "멕시코는 한인 이주의 역사와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라고 강조했다.
1905년 1000여명의 멕시코 이민 1세대는 애니깽 농장에서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금을 모으고 독립군 양성을 위한 학교를 세웠다. 박 대통령은 이 사실과 한글학교를 세워 민족 정체성을 지킨 역사 등을 지적했다.
이어 "한국과 멕시코는 1962년 국교를 수립한 이래 다양한 분야에서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2013년 양국 주도로 중견국 협의체 '믹타(MIKTA)'를 결성해 국제무대에서 중견국 외교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최근에는 멕시코에서도 한류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문화적으로도 양국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양국이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동포사회와 진출 기업들도 직·간접적인 혜택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도 박 대통령은 북핵과 관련한 강경대응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뉴스로 여러분께서도 걱정이 크실 것"이라며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개발과 도발의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철저한 고립과 자멸의 길을 재촉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포 여러분께서도 정부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주시고, 멕시코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우리의 대북정책과 통일 노력을 더욱 강력하게 지지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영사서비스 확대, 한인 네트워크 확충, 정부간 치안협력 확대, 차세대 정체성 교육 등 맞춤형 동포사회 지원방안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멕시코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해 있지만 동포 여러분께서 든든한 가교 역할을 해 주신다면 더욱 가까운 이웃으로 함께 발전할 수 있다. 항상 대한민국을 가슴에 간직하고, 열심히 뛰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행사에 참석한 현지 동포들은 박 대통령의 격려발언 도중 모두 7차례 박수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다음날인 3일 오후에는 한·멕시코 문화교류 공연 참석 등 문화 정상외교를 통해 양국간 문화교류 증진에 나설 예정이다.
뻬냐 니에또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4일 이뤄진다. 양국 정상은 단독 및 확대 회담을 통해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실질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한다. 유엔 대북 제재결의의 철저 이행을 위한 공조방안 조율은 물론, 양국의 경제협력 증진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멕시코 인프라 시장 진출, 교역·투자 확대, 현지 진출기업 애로 해소, 에너지·보건의료·문화 등 신산업 협력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뒤 박 대통령은 한·멕시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간 협력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의 멕시코 방문에는 사상 최대규모인 145명(144개사)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했다. 박 대통령은 5일 귀국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