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공격 5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 (6할6푼7리)과 홈런(2개), 득점(4개), 장타율(20할), 출루율(7할7푼8리) 등에서 선두를 달린다.
물론 아직 개막 후 2경기만 치른 터라 순위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그러나 민병헌의 초반 기세는 엄청나다. 특히 김현수의 공백으로 팀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에서 힘을 내주고 있어 더욱 가치가 있다.
민병헌은 1일 삼성과 대구 개막전에서 3타수 1안타 1홈런 1볼넷 1타점으로 5-1 승리를 도왔다. 그러더니 2일에는 3타수 3안타 2타점 2볼넷 3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안타 3개가 홈런 1개와 2루타 2개 등 모두 장타였다. 비록 팀이 6-10으로 졌지만 민병헌의 활약만큼은 인상적이었다.
영양가도 넘쳤다. 1일에는 4-1로 앞선 8회 승부에 쐐기를 박은 1점 홈런을 날렸고, 2일에는 2-4로 뒤진 5회 동점 투런포를 터뜨렸다. 전날 홈런이 팔각 구장 덕을 봤던 비거리 100m짜리였다면 이날은 120m 대포로 확실하게 담장을 넘겼다. 이날도 승리했다면 민병헌이 일등공신이 됐을 터였다.
▲중심타자-구단의 입, 김현수 역할 대체
중심타자 김현수가 빠진 가운데 나온 활약이라 더 값지다. 사실 민병헌은 1번 타자로 활약하다 지난해 외국 선수 타자의 부진으로 3번을 맡았다. 타점이 필요한 해결사 역할이라 부담이 컸다.
올해는 닉 에반스가 주전 1루수를 맡고 있지만 김현수가 없다. 민병헌이 3번을 맡은 이유다. 민병헌은 "사실 1번 타자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면서 "중심 타자는 병살타 등에 대한 걱정도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활약을 펼치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민병헌은 김현수가 하던 대외 간판 역할도 한다. 경기 전 취재진을 상대로 한 인터뷰를 자주 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김현수나 베테랑 홍성흔(39) 등이 해야 할 역할이지만 이제는 민병헌이 대신한다.
이에 대해 민병헌은 "사실 현수 역할을 대체할 선수는 에반스"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인터뷰는 워낙 말 하는 것을 좋아해서 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현수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단 민병헌이 김현수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데뷔 11년차의 민병헌, 팀의 간판 역할을 할 때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