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류중일-김태형이 털어놓은 '거포들의 빈자리'

'감독 마음은 감독이 안다' 류중일 삼성(왼쪽), 김태형 두산 감독이 1일 올 시즌 공식 개막전에 앞서 악수를 나누는 모습.(대구=삼성)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두산의 시즌 2차전이 열린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 전 두 팀 사령탑은 떠나간 거포들의 빈자리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전날 1-5 패배에 대해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전날은 올 시즌 공식 개막전인 데다 올해 첫 선을 보인 라이온즈파크의 첫 공식 경기였던 까닭이다. 류 감독은 "어제 2만4000명 만원 관중을 이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전날 삼성은 8안타를 날렸지만 단 1득점에 머물렀다. 류 감독은 "득점권에서 나온 게 아니라 산발로 안타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사나 1사 3루에서 득점이 될 수 있는 방법이 12가지인데 그런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석민(NC)와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 등 타선의 공백이 적지 않았다. 나바로는 지난해 역대 외국인 한 시즌 최다인 48홈런, 박석민은 26홈런을 때려냈다. 아롬 발디리스가 왔지만 전날 2안타는 모두 단타였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타선 공백보다 응집력이 떨어졌다"면서도 "무엇보다 야구의 꽃인 홈런이 나와야 하는데…"라며 거포 부재의 아쉬움을 에둘러 드러냈다. 전날 두산은 3회 양의지의 투런포이자 라이온즈파크 공식 1호 홈런과 8회 민병헌의 쐐기 솔로포가 나와 수월하게 이길 수 있었다.


특히 민병헌의 우월 홈런은 비거리 100m로 펜스가 타원형이 아닌 팔각 직선 형태인 라이온즈파크의 특성상 담장을 넘길 수 있었다. 이에 류 감독은 "잠실이었다면 쉬운 뜬공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민병헌 본인도 인정한 부분이다.

삼성에서 각각 일본 지바 롯데, NC로 이적한 나바로(왼쪽부터), 박석민과 두산에서 미국 볼티모어로 떠난 김현수.(자료사진=삼성, 박종민, 황진환 기자)
승장인 김태형 두산 감독도 떠나간 중심 타자를 그리워했다. 일단 김 감독은 두 명 거포가 떠난 삼성 타선에 대해 "나바로나 박석민은 언제 역전을 이뤄낼 수 있는 위험한 타자들"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두산은 그래도 타선 공백이 적다"고 하자 김 감독은 "그래도 전광판이 그 이름이 있고없고는 차이가 크다"고 답했다.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한 김현수(28 · 볼티모어) 얘기였다.

김 감독은 "김현수가 주전을 맡고 박건우가 백업을 보는 것과 박건우가 주전 좌익수로 나서는 것은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141경기 출전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 103득점으로 팀 최다 홈런, 타점을 올렸다.

다만 김현수는 볼티모어에서 빅리그 잔류와 마이너리그 강등의 기로에 서 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한 김현수에 대해 볼티모어가 압박을 하는 형국이다. 김 감독은 "현수가 정말 심난한 상황에 있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문자로 '너는 김현수야' 하고 보냈더니 강아지 이모티콘과 함께 '고맙습니다'고 답하더라. 요즘 말로 '개고맙습니다'는 뜻인 것 같다"고 웃었다.

승장이든 패장이든 중심타자들의 난자리는 절실하게 느껴졌던 개막전이었다. 과연 두 팀이 이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워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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