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킬러' 니퍼트 "새 구장 잔칫날 승리, 미안하냐고요?"

'올해도 삼성 킬러'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첫 공식 경기인 '2016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삼성과 개막전에서 역투를 펼치는 모습.(대구=황진환 기자)
두산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5)는 삼성 선수들에게는 저승사자나 다름없다. 한국 무대 데뷔 이후 줄곧 강세를 유지해왔다.

지난해까지 니퍼트는 통산 5시즌 동안 삼성을 상대로 23경기에 등판해 14승2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무려 8할7푼5리나 된다. 평균자책점(ERA)은 겨우 2.59에 불과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니퍼트는 2경기 1승 ERA 0.00으로 삼성의 통합 5연패를 저지했다.

그런 니퍼트는 삼성의 잔칫날까지 망쳐버리며(?) 또 한번 대구 팬들의 원성과 부러움을 샀다. 바로 삼성의 새 구장 개장 경기에서다.

니퍼트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과 공식 개막전에서 6이닝 1실점 역투로 5-1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구속 153km의 직구는 묵직했고, 체인지업이 다소 밋밋했지만 슬라이더가 예리하게 꺾였다.

1회만 4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을 뿐, 이후 5이닝은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이런 호투로 니퍼트는 역사적인 라이온즈파크의 첫 승 투수가 됐다. 2만4000명 만원을 이룬 대구 팬들은 삼성 투수 대신 니퍼트의 승리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삼성전 승률은 8할8푼2리가 됐다.


▲"난 어느 팀, 어느 선수든 똑같이 던진다"

경기 후 니퍼트는 "어디서든 이기면 좋지만 마운드와 시설이 훌륭한 새 구장에서 이겨서 더욱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삼성에 강한 면모에 대해 "솔직히 어느 팀이나 또 특정 선수에 강한지는 모른다"면서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똑같이 투구하는데 우연히 삼성에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의 새 구장 첫 경기에 승리 투수가 된 데 대해 미안하지는 않을까. 니퍼트는 이에 대해 "내가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면서 웃었다.

사실 니퍼트는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다. 4경기 1승2패 ERA가 11.02나 됐다. 이에 대해 니퍼트는 "지난해 시범경기 때 성적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부족한 부분을 연습하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일축했다. 이어 "정규리그가 중요한 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니퍼트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해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것"이라면서 "다치지 않고 경기를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삼성 킬러' 니퍼트는 올해도 일단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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