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개막전부터 '벌떼야구'…강했지만 헛심만

한화 이글스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투수 6명을 기용했지만 연장 12회 끝내기 안타로 결국 패했다. 사진은 한화 이글스 투수 권혁.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필승 계투조를 가동하고도 연장전 승부가 펼쳐진 개막전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선발 로테이션이 다소 불안해 불펜 의존도가 높은 한화로서는 조금은 불안한 출발이다.

한화는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개막전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4-5로 졌다. 한화는 6명의 투수를 기용해 승리 의지를 불태웠지만 LG 양석환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한화는 개막전부터 '벌떼 야구'를 선보였다. 선발 송은범에 이어 송창식, 박정진, 권혁, 정우람, 김민우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경기부터 정우람과 권혁 등 필승조를 투입하고도 경기를 내준 한화는 남은 주말 2연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선발로 나선 송은범의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송은범은 1회 LG의 첫 타자 임훈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내줬지만 이어진 타자 세 명을 삼진 2개와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이닝을 종료했다.

하지만 2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송은범은 첫 타자 히메네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시켰지만 정성훈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타석에 들어선 이천웅에게 우월 2점 홈런을 내줬다. 3회에도 연속안타로 1점을 헌납한 송은범은 결국 4회를 앞두고 강판됐다.

한화는 송창식을 필두로 불펜을 가동해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송창식과 박정진이 투입된 4회 유격수 하주석의 뼈아픈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5회부터는 한화의 강한 볼펜이 능력을 발휘했다. 박정진과 권혁, 정우람은 6.2이닝 동안 LG 타선을 무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특히 지난해 4년간 총액 84억원에 FA계약을 맺은 정우람은 홀로 3이닝을 책임지며 몸값을 톡톡히 해냈다.

정우람은 3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솎아내며 LG 타선을 요리했다.

정우람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민우는 11회를 실점 없이 마무리했지만 무승부가 목표였던 마지막 12회 수비를 버티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로서는 권혁과 정우람이 버틴 정규이닝 후반부가 승부처였으나 타선의 침묵에 발목이 잡혔다.

정우람과 권혁, 박정진 등 한화의 주축 불펜투수들의 위력을 확인했다는 점은 패배 속에서 위안거리로 삼을만 하다.

그러나 에스밀 로저스가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는 등 선발진이 다소 불안한 가운데 개막 첫 날부터 연장전을 치렀고 필승조를 출격시키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은 개막전을 앞두고 "지금은 투수를 어떻게 운영할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4월 한달 동안 불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가 남긴 첫 경기의 과정과 결과는 두고두고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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