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단일후보' 명칭 사용기준 혼선…선관위·법원 다른 판단

선관위 "두개 야당 합의 있으면 사용 가능" vs 法 "사용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후보가 '야권단일후보' 명칭을 쓰는 것에 대해 국민의당이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이 엇갈려 혼선을 빚고 있다.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1일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 입장에서 더민주와 정의당이 야권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불합리하고 잘못됐다"며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태규 본부장은 "야권(野權)의 사전적인 의미는 집권하지 않은 정당과 세력 일체"라며 "국민의당 후보가 포함되지 않은 후보단일화에 '야권연대'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야권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선관위는 "두 개 야당의 연대합의가 있다면 '야권단일후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해왔다.

박남춘 의원실은 선관위에 "다른 야당 후보자가 출마했고 야권연대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홍보물에 더민주와 정의당 연대를 '야권단일후보'라고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고, 선관위는 "야권연대합의에 따라 등록한 후보자가 선거운동용 명함과 선거벽보, 선거공보 등에 '야권단일후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250조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야권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허용한 이유는 해당 표현 사용이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동일한 결정을 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은 다른 주요 야당 후보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야권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인천지법 민사21부는 이날 국민의당 안귀옥(인천 남구갑) 후보가 같은 지역구 정의당 김성진 후보를 상대로 낸 '인쇄물 철거 및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번 선거에 입후보한 다른 주요 야당 후보인 안 후보와는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김 후보가)'야권단일후보 확정'이라고 기재된 현수막을 사용하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김 후보가 야권의 유일한 후보자라고 오인하게 할 우려가 크다"고 인용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단일후보라는 표현의 핵심은 '누구와' 후보 단일화를 했는지다"라며 "안 후보가 속한 국민의당은 의석수 20석을 가진 제2야당이고, 현재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야권단일화의 핵심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 당 후보 사이에 이뤄지는 단일화이므로 대다수 국민들은 야권단일화라는 표현을 두 정당 후보 사이의 단일후보라고 이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야권단일후보' 명칭 사용에 대한 주요 기관들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야권단일후보' 명칭 사용에 대한 힘겨루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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