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는 이 지역에 안대희 최고위원을 단수 공천했다. 18대 마포갑 국회의원이었던 강승규 후보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야당에서는 19대 마포갑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의 노웅래 후보가 3선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민의 당에서는 홍성문 후보가 출마했다. 여기에 복지국가당 당 대표 이상이 후보까지 가세했다.
총 5명의 후보가 고군분투중인 마포갑 지역은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분열된 여권, "대의를 따라야" vs "왜곡된 정당에 경종"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두 가지 색깔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인사를 한다. 빨간 옷을 입은 사람들은 "새누리당 안대희"를,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은 "무소속 강승규"를 외쳤다. 마포갑의 여권분열을 한 눈에 보여주는 풍경이다.
마포갑의 여권 후보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새누리당 안대희 후보는 "강 후보가 현 상황을 잘 생각해 대의를 따르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무소속 강승규 후보는 "총선을 꼭 완주해서 유권자와 소통하지 않는 정당에 경종을 울리겠다"고 말했다.
기존 입장이 쉽사리 바뀔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다.
다만 두 후보는 민심이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하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이야기했다.
강승규 후보는 "여당의 공천이 엉망으로 된 점을 주민들이 속상해한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하지만 SNS와 블로그 등 '강반장'이라는 소통창구를 통해 주민들과 교류하며 정당이 하지 못하는 역할을 해내겠다"고 대답했다.
주요 공약으로 안 후보는 '주거환경 개선', 강 후보는 '상권 활성화'를 내세우고 있다. 안 후보는 "마포가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낙후된 지역의 주거환경은 열악하다"며 소통을 통한 균형개발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여당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안대희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던 배의종(75) 씨는 안 후보자에 대해 "법을 다루는 분이라 불법을 용납하지 않는 것 같다. 국회의원이 되면 질서를 바로잡는 일에 선두에 설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반면 만리재에서 40년 동안 미용실을 운영해온 김 모 씨는 "새누리당은 민심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다"며 "여당의 표가 나뉘어 야당이 어부지리로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강승규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 야권, 노련함과 참신함의 대결
"여기서 태어났기에 애정도 책임도 있습니다. 선거에서 떨어지면 가버릴 사람들과는 달라요" 노웅래 후보는 "진짜 지역을 위해 일하고 책임질 사람을 유권자들이 평가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웅래 후보는 17, 19대에 이어 마포 갑에서 3선에 도전하고 있다.
한편 홍성문 후보는 "범죄와 질병도 아닌 정치에 '혐오'라는 표현이 쓰이는 것은 기성 정치인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며 "처음 정치에 도전하는 참신함으로 합리적인 보수, 건강한 진보의 역할을 해내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상이 후보는 "과거로의 회귀도, 현재의 헬조선에 머무르는 것도 아닌, 북유럽식 복지국가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마포갑 지역이 변화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이번 총선에 나왔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후보의 공약에서도 각각 차별성이 느껴졌다.
여느 지역구와는 달리 여권의 분열이 현실이 된 곳이니만큼, 야권후보가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에 후보들은 모두 난색을 표했다.
노 후보는 "남들 하는만큼 '그냥 하겠다'는 태도로 선거에 임하면 무조건 지는 지역이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홍 후보는 "여권뿐만 아니라 야권도 분열되어 있는 '다여다야'구도라는 점을 명심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역시 마포 갑이 쉽지 않은 지역임을 언급하며 "복지국가의 가치와 정책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