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로몬] G5 출시, 왜 이렇게 늦춰졌나요?

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3월 31일, 드디어 LG전자가 차세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G5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큰 이슈였죠. 블로그부터 미디어들까지 모두 G5 판매 소식을 서둘러 보도하기 바빴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LG전자는 판매 타이밍을 3월 31일로 잡은 걸까요?

2월 말, MWC 2016에서 G5는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외신들은 ‘모듈혁신’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죠.

당연히 국내에서도 G5에 대한 기대감은 수직으로 상승했습니다. 국내 포털 등에서는 G5를 구입하겠다는 선언이 이어졌고요.


하지만 G5를 기대하는 이들에게 시련이 시작됐습니다. 삼성전자가 발 빠르게 갤럭시S7 예약판매를 개시했고, 거기에 갤럭시VR을 무료로 준다는 깜짝 이벤트를 발표한 겁니다. 1년간 갤럭시S7을 쓰면 갤럭시S8로 바꿔준다는 ‘갤럭시클럽’이란 파격적인 혜택도 내놓았죠.

민심은 요동쳤고, 2년 약정 계약이 끝난 스마트폰 교체수요자들은 서둘러 갤럭시S7으로 갈아타기 시작했습니다. 갤럭시S7의 출고가가 정해지지도 않았음에도 말이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G5를 꼭 갖고야 말겠다고 결심한 이들에게 이 정도까지는 참을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좋은 제품을 만나려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그러던 중, 갑자기 보안이슈가 터졌습니다. 국정원이 여기저기 통신조회를 했다는 건데요. 이 때문이었을까요. 애플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잠금해제 요청을 거절했다는 기사가 연일 톱으로 보도됐고, 이를 본 국내 소비자는 역시 ‘애플’이라며 환호했습니다.

“G5 기다리지 말고 애플로 갈아타야 하나?”라는 고민은 지속됐지만, ‘모듈혁신’폰을 한번 써보고 싶은 마음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LG전자의 G5 출시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는거였죠. 그야말로 깜깜 무소식이었습니다. 그러다 애플이 50만 원짜리 보급형 아이폰SE를 선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정원 등 공안당국이 스마트폰을 수시로 살펴본다는 불안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보급형 아이폰 출시 소식은 주목받기에 충분했습니다. 마치 애플이 국내 보안이슈를 피해갈 수 있는 피난처 같은 느낌이랄까요.

실제 아이폰SE가 시장에 나오자 G5에 관한 이야기는 쓱 사라지고, 아이폰SE에 대한 이야기들로 포털 등이 도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생각난 게 바로 ‘인생은 타이밍’이란 문구였습니다. 스마트폰의 교체수요들은 파격적인 혜택을 내건 삼성에 뺏기고, 그나마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애플의 보급폰에 뺏긴 셈이 된 것 아닐까란 생각이 든 것이죠.

LG전자의 마케팅은 정말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 졸이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궁금합니다. LG전자는 왜 삼성보다 한참 늦게 판매 타이밍을 잡은 걸까요? 자신감일지 자만감일지 G5에 대한 판매량이 이 모든 것을 말해주겠죠.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