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한화는 31일 각각 헨리 소사와 송은범을 개막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지난 28일 미디어데이에서 꽁꽁 감춰놨던 카드다.
당시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 사령탑들은 선발 카드를 밝혔다. 그러나 김성근 한화, 양상문 LG 감독은 함구했다. 사실은 김 감독이 공개를 꺼리자 양 감독도 굳이 밝히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미디어데이에서 양 감독은 개막전 선발에 대해 "선배인 김성근 감독께서 먼저 답변해 주셨으면 한다"고 공을 넘겼다. 이에 김 감독은 "새벽 3시까지 고민했는데, 결정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답을 피했다.
그러자 양 감독도 "김 감독님의 제자인 저도 그럼 더 고민하겠다"고 묘책을 내놨다. 김 감독은 "KBO에 물어보니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더라"고 덧붙였다. 결국 국내외 우완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한화, 에이스 로저스 부상으로 개막 선발 고민
김 감독의 고민은 우완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 때문이다. 당초 로저스는 개막 선발이 유력했으나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결국 송은범이 한 시즌의 첫 단추를 꿰는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 송은범은 지난해 2승9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ERA) 7.04로 부진했다. 한화가 4년 총액 34억 원을 들여 영입한 보람이 적었다. 올 시즌 반등을 노리는 한화와 송은범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다.
LG는 예상대로 소사였다. 소사는 지난해 10승12패 ERA 4.03을 기록했다. 194⅓이닝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 한화를 상대로 3승 1패에 ERA 2.97로 강했다. 올해 시범경기 4번 등판해 15이닝을 던지며 2승 ERA 1.20을 기록했다.
대구 삼성-두산전은 차우찬과 더스틴 니퍼트 카드다. 차우찬은 윤성환이 빠진 가운데 새로 개장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역사적인 첫 선발 투수가 됐다. 니퍼트는 최근 3시즌 동안 삼성전 9승 1패 ERA 2.89를 기록했다.
한국 최초의 돔구장 고척 스카이돔 개막전은 넥센 라이언 피어밴드, 롯데 조시 린드블럼이 격돌한다. 마산 NC-KIA는 지난해 다승왕 에릭 해커와 평균자책점 1위 양현종이 맞붙는다. 문학 SK-케이티는 에이스 김광현과 새 외국인 투수 슈가 레이 마리몬이 선발 등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