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양당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투표 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다음달 4일을 마지노선으로 개별 후보간 연대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투표용지에 양당 후보들의 이름이 모두 인쇄될 경우 연대에 성공한다 해도 단일화 효과가 급감하기 때문이다. 투표용지에 후보 사퇴가 표기되지 않아 무더기 사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 구로구는 투표용지 인쇄를 30일부터 시작했고, 경기 남양주와 수원 팔달, 안산 단원 등은 31일, 경기 의정부와 파주, 여주·양평은 다음달 1일부터 인쇄에 들어가는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인쇄시설 문제로 선거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 이른 인쇄를 결정한 이유다.
앞당겨진 인쇄일 이후 해당지역 야당 후보들이 연대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투표용지에는 두 야당후보들의 이름이 모두 인쇄된다.
투표일 당일까지도 연대 사실을 모르고 투표하는 유권자들도 상당해 무효표가 대량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행법은 총선 투표용지 인쇄일을 후보자 등록 마감일 9일 이후로 규정하고 있지만 선거구 사정에 따라 앞당길 수 있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빨리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면서 야권연대에 비상이 걸렸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야권연대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일부 지역선관위의 투표용지 조기 인쇄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 지난 2014년 7.30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투표용지 인쇄가 결정적으로 당락을 결정했다.
당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929표 차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에게 패했지만 무효표가 1403표나 나와 논란이 됐다.
무표가 된 1403표 중 1246표는 야권연대로 후보 사퇴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와 통합진보당 유선희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었다.
더민주는 투표용지 인쇄를 규정대로 4일부터 진행해줄 것을 당 차원에서 중앙선관위에 요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