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인 남성 벤 이네스(26)는 29일 공중납치 사건이 발생한 카이로행 이집트 항공 국내선 여객기에 탑승해 있었다.
납치범인 이집트인 세이프 엘딘 무스타파(59)가 폭탄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고 주장하면서 여객기를 키프로스의 라르나카 공항에 강제 착륙시켰을 때, 이네스는 다른 외국인 승객 2명, 승무원 4명 등 6명과 함께 마지막까지 인질로 잡혀 있었다.
절체절명의 상황. 하지만 이네스는 여객기가 라르나카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30분 후, 폭탄벨트를 차고 있던 납치범과 나란히 서서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나도 내가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역경에 직면하면서 활기를 잃지 않으려고 대담하게 행동한 것 같아요. 그게 진짜 폭탄이라도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네스는 "승무원의 도움을 얻어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납치범에게 물었고, 그가 좋다고 해서 함께 카메라를 바라보며 포즈를 취했다"며 "내 생애 최고의 사진"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이어 "가까이에서 보니 납치범의 폭탄장치가 가짜같았다. 그래서 내 자리로 돌아가 영화를 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납치범과의 인증샷을 (#proud)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한 대학친구는 "이네스는 와일드하고 농담을 즐긴다. 정말 그다운 행동"이라고 했다.
결국 납치범의 폭탄조끼는 가짜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납치범은 사건 발생 약 5시간 뒤 체포됐고, 승객과 승무원 모두 무사히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