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밥한다? 샤오미, 18만원 전기밥솥 출시

스마트홈 브랜드 '미지아' 발표…사물인터넷 가전 본격 진출

샤오미 스마트 전기밥솥
스마트폰 회사였던 샤오미(Xiaomi)가 생활가전으로 플랫폼을 확대하고 스마트홈 시장의 문을 본격 두드리고 있다.

샤오미는 29일(현지시간)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스마트홈 브랜드 '미지아(Mijia)'를 발표했다. 미지아는 '미 홈(Mi Home)'이라는 뜻으로 영문 브랜드는 '미 에코시스템'이다.

이날 샤오미는 브랜드 첫 제품으로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가 가능한 전기밥솥을 출시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타이머 취사선택은 물론, 중국에서 판매하는 쌀의 바코드를 입력하면 원산지와 쌀 종류의 특성을 반영하고 밥솥이 위치한 고도까지 계산해 최적의 취사조건으로 밥을 지어준다.


밥솥의 기본기에도 충실했다. 프리미엄 제품에서나 볼 수 있는 IH 방식을 적용했다.

IH는 코일에 전기를 흘려 자기장을 형성시켜 가열하는 방식으로 일반 열판방식이 밥솥 바닥면에만 열을 가하는 반면 IH 방식은 밭솥 옆면까지 코일이 감겨있어 골고루 열이 가해지기때문에 밥맛이 좋고 조리시간도 단축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내솥은 열 전도율과 저장율이 높은 주철 소재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PFA(테프론) 코팅을 적용해 밥이 눌러붙지 않는다.

가격은 999위안(약 18만원)으로 샤오미다운 파격적인 가격이다. 비슷한 스펙의 프리미엄 전기밥솥의 경우 유명 일본 전기밥솥 브랜드는 소재와 기능에 따라 가격은 40~50만원대를 넘어 100~200만원대까지도 판매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프리미엄 제품은 30만원대에서 최고 70만원을 넘어선다.

샤오미 전기밥솥은 내구성과 기능에 초점을 둔 반면 외장은 알루미늄이나 LCD 디스플레이, 압력 추 없이 플라스틱 소재로만 마감을 한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은 최근 출시한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처럼 일본계 제품에 가깝다.

샤오미 전기밥솥이 한국과 일본의 프리미엄 소재와 기능까지 모두 담은 것은 아니지만 IH 방식을 적용한 일반적인 전기밥솥 가격의 절반수준이라는 점과 스마트폰으로 취사선택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은 샤오미가 경쟁력을 갖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 류더 부회장(디자인 및 에코시스템 담당)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TV·라우터 등을 제외한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제품으로 올해 100억위안(약 1조8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쥔 CEO가 올해 매출을 1000억위안이라고 공언한 것을 감안하면 스마트홈 브랜드가 샤오미 전체매출의 10%를 차지하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공업대학 산업디자인과 학과장 출신으로 2010년 레이쥔과 샤오미를 공동설립한 류더 부회장은 "언젠가는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처럼 모든 제품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그 때가 되면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레이쥔 CEO가 2013년 스마트홈 제품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샤오미 '미지아' 브랜드 발표 현장 (샤오미 갈무리)
샤오미가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압축되는 스마트홈 가전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반면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류더는 샤오미가 주변기기 네트워크에 집중하면서 핵심 사업인 스마트폰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샤오미는 해당 제품들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사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잘 만들어졌고 싸지만 마진은 적다"고 말했다. 그는 "보조배터리를 구매하는 것은 우리에게 팁을 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주변기기 제품을 생산하는 지미(ZIMI), 화미(HUAMI) 등 55개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샤오미 보조배터리는 지난해 4690만개, 미밴드는 1850만개가 팔려나갔다.

160만원대 65인치 OLED 커브드TV와 에어컨, 공기청정기, 체중계, 미밴드 등 가성비 뛰어난 생활밀착형 스마트 제품을 발빠르게 내놓는 샤오미. 한국 가전업계가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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