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환경 어미새, '밥 달라' 조르는 새끼에 먹이 몰아줘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좋은 환경에서는 새끼 고루 먹여

새는 사는 지역의 환경에 따라 어미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새 143종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척박한 환경에 사는 새가 새끼를 돌볼 때는 여러 새끼 중에서도 일부에게만 먹이를 몰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때 부모 새가 챙기는 새끼는 소리를 크게 내는 등 '먹이를 달라'는 신호를 많이 보내거나 몸집이 큰 새끼였다.

이어 연구팀은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안락한 장소에 사는 새의 경우에는 새끼를 두루 살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먹이를 잘 먹지 못한 새끼도 챙겨 먹이는 등 모두에게 먹이가 고루 돌아가도록 나눠준다는 것이다.

새의 종류에 따라 먹이를 주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이미 잘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북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제비는 신호를 많이 보내는 새끼를 주로 챙기고, 갈라파고스 제도의 푸른발부비새는 몸집이 큰 새끼만 골라 먹이를 주는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새의 서식 환경 역시 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9일자에 실렸다.

국내에 서식하는 새는 어떻게 새끼를 돌볼까. 오랫동안 새를 관찰하며 새의 생태를 담은 저서를 여럿 낸 김성호 서남대 교수는 "겨울을 제외하면 우리나라는 새가 새끼를 기르는데 상당히 좋은 조건을 갖췄다"며 "딱따구리나 동고비는 물론 5월에 들어와 7월에 번식하는 여름 철새까지 대부분의 새가 새끼를 골고루 잘 먹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부모 새는 평소 새끼에게 단백질이 많은 먹이를 주지만, 새끼가 떠날 때가 되면 비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탄수화물이 많은 먹이를 준다"며 "이런 행동을 보면 새가 제 새끼를 먹이는 데는 나름의 전략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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