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존영 논란, 왜 일어났을까

제명 후 복당 금지? 아는 사람은 코웃음

- 존영 반납 공문, 조원진 의원 주도한 듯
- 무소속 윤상현, 아예 외부에 크게 걸어
- 존영논란, 박대통령의 상징성때문
- 복당불허? 선거 후 대사면 하는 게 관행
- 조원진, 김무성, 서청원 모두 복당한 인물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3월 29일 (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태곤 (의제와 전략 그룹 '더 모아' 정치분석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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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오늘의 뜬뉴스 윤태곤 실장 어서 오십시오.

◆ 윤태곤>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박근혜 대통령 존영 반납 논란. 존영 파동. 이게 무슨 말이에요?

◆ 윤태곤> '존영'이라는 단어 자체가 잘 안 쓰는 단어죠. 남의 사진이나 초상화를 높여서 부르는 말인데 박 대통령의 사진을 새누리당에서는 존영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네요. 이게 왜 이야기가 나왔느냐 하면 새누리당 대구선대위가 지난 28일에 유성걸, 유승민, 권은희, 주호영 의원 선거사무소에다가 ‘2014년 6월 새누리당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 사무실에 배부해드린 대통령 존영은 29일까지 반납해 달라’ 공문을 보냈습니다.

◇ 정관용> 공문을?

◆ 윤태곤> 네.

◇ 정관용> 탈당해서 무소속 됐으니까 사진 내놔라?

◆ 윤태곤> 그렇죠.

◇ 정관용> 허허. 참. 대구시 선대위원회?

◆ 윤태곤> 네. 대구시 선대위원회는 사실상 대구시당인데 위원장이 며칠 전까지 유성걸 의원이었어요.

◇ 정관용> 탈당했죠.

◆ 윤태곤> 네, 탈당했잖아요. 대구 선대위원장이 지금 조원진 의원이거든요. 공문에도 조 의원 이름 얘기가 나왔으니까 조 의원이 주도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무소속 의원들은 선뜻 내놓습니까? 안 내놓는다는 거죠?

◆ 윤태곤> 주호영 의원은 ‘갖고 가고 싶으면 와서 떼 가라’ 유승민 의원은 ‘계속 달아놓고 있겠다’ 그리고 또 두 사람은 3선 의원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거침없이 나오는데 초선인 권은희, 유성걸 의원은 ‘반납할 수 있는데 그러면 우리가 자체적으로 다른 사진을 마련해서 걸겠다’ 이런 입장을 내보냈습니다.

◇ 정관용> 참. 그런데 굳이 이런 공문까지 보내야 되는 거예요?

◆ 윤태곤> 그러니까요. 제가 변호사들한테 한번 물어봤어요. 어떤 거냐 하니까 만약에 대여 계약이 있었으면 반납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증여한 것이면 줬다 뺏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2013년에 나눠주고 지금까지 말이 없었으면 통상적으로 증여로 봄직한 사정이 된다. 법적으로는 그렇답니다.

◇ 정관용> 아니, 이 문제를 또 변호사한테 물어봐요?

◆ 윤태곤> 네.

◇ 정관용> 이게 무슨 법률적인 문제입니까? 정치적인 문제지.

◆ 윤태곤> 네, 정치적인 문제죠. 정종섭 후보, 진박으로 분류되지 않습니까? 오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대통령을 비난하고 당을 떠나더니 대통령 존영을 보물처럼 대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 이렇게 가세했는데 이런 논란이 벌어진 것 자체가 모양이 안 좋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윤태곤> 김무성 대표가 어제 ‘국민을 실망시키고 계파갈등을 비칠 수 있는 언행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 이렇게 말했고 권성동 선대위전략본부장이 기자들을 만나서 ‘더 이상 그런 문제로 언론에 소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개인적으로 존경해서 사진을 붙여놓은 것에 떼라, 붙여라 하는 건 잘못된 것 아니냐’ 이렇게 말했습니다. 중앙당에서는 이게 못마땅한 거죠.

◇ 정관용> 그래서 중앙당에서 이런 지시를 한 것이 아니라 대구시당에서 자체적으로 알아서 이런 결정을 했다?

◆ 윤태곤> 그렇죠. 예컨대 서울, 인천에도 무소속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이 있는데 거긴 그런 요구가 없었대요. 제가 새누리당 의원 사무실 여러 곳을 안 가봐서 모르겠는데 이재오 의원은 뭐 안 걸어놨을 것 같고, 애초에. 재미있는 건 인천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 의원이지 않습니까? 자기 사무소 외벽에 아주 크게 박 대통령하고 같이 있는 사진을 걸어놓았어요.

◇ 정관용> 현수막으로까지?

◆ 윤태곤> 네.

◇ 정관용> 무소속인데.

◆ 윤태곤> 그렇죠.

◇ 정관용> 참 계파갈등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특히 대구라는 지역의 특성상 박근혜 대통령이 일종의 선거마케팅의 가장 큰 소재가 되니까 아마 대구시당은 ‘이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하고 적입니다’ 이런 상징성을 보이려고 이런 공문을 보낸 것 같은데.

◆ 윤태곤> 그런데 과연 이러면 박 대통령한테 좋겠냐. 그럼 대구에서 ‘아 우리 조원진 의원 잘 했다’ 이런 여론이 나오면, 저는 좀 부정적이거든요. 조원진 의원이 오늘 대구 선대위 출범식이 있었습니다. 대구권역의 선대위원장이니까 이제 발언을 했겠죠. 뭐라고 했는고 하니 ‘이번 공천과정에서 대구의 자존심을 짓밟아버린 사람이 있었다. 우리 당 높은 사람이라 이야기는 안 하겠다. 총선 이후 책임질 부분은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다’ 김무성 대표 들으라고 한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윤태곤> 총선 이후에 따지겠다는 걸. 그런데 선거 동안 이런 얘기 안 할 줄 알았는데 하더라고요. 그리고 유승민 의원 향해서도 ‘박근혜 정부의 사심 없는 개혁에 딴지 거는 세력이 필리버스터 9박 10일 하는 야당하고 북한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 당 출신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더라. 모든 일에 안다리를 걸었다’ 강하게 이야기했고 이재만 전 대구동구청장을 연단으로 불러 세운 이후에 ‘저는 이 후보를 새누리당 공천 후보로 인정한다’ 이렇게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 정관용> 세네요.

◆ 윤태곤> 세죠.

◇ 정관용> 선거 국면 본격화되면 조금 잠잠해질 줄 알았더니.

◆ 윤태곤> 그러니까요. 조원진 의원 말대로 선거 끝나고 나서 싸워도 싸울 줄 알았는데 이게 언제까지 이렇게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간에 각 당에서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 ‘무소속 후보를 돕는 당직자, 지방의원들은 중징계한다’ 이런 공문도 보냈고요.

◇ 정관용> 무소속 후보를 돕는 당직자나 지방의원은 중징계한다.


◆ 윤태곤> 네. 그런데 이 당, 저 당 다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당이 이제 ‘당의 협의 없이 단일화 하면 제명한다’ 이런 것도 나왔지만 더불어민주당도 각 지역위원회에다가 ‘타 당 후보, 무소속 후보를 돕는 지역 의원, 당원은 제명에 취하고 5년간 복당 불허’ 공문 쫙 보내서 사무실마다 문 앞에 붙여놓으라고 그랬거든요.

◇ 정관용> 더불어민주당에서 나가서 국민의당으로 간 사람도 있고.

◆ 윤태곤> 그렇죠.

◇ 정관용> 그냥 무소속으로 나오는 사람도 있고 하니까. 어찌 보면 당직자나 이런 사람들은 돕지 마라, 이건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어요.

◆ 윤태곤> 당연한 이야기인데 왜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하느냐면 선거 끝나면 항상 대사면을 해 줍니다. 그리고 무소속으로 당선되면 우리 당에 도로 돌아오라고 오히려 중앙당에서 이야기를 하고 박수 받으면서 들어가거든요.

◇ 정관용> 의석을 늘려야죠.

◆ 윤태곤> 그렇죠. 그 지역에서도 잘 아는 거죠. 지금 제명당해봤자 몇 달 있으면 또 복당된다. 이걸 아니까 코웃음을 치는 것이고.

◇ 정관용> 이런 공문이 있어도 그냥 남의 당 돕기로 하고.

◆ 윤태곤> 네. 이 당 저 당 마찬가지라는 거죠. 그리고 남 이야기를 할 게 아닌 게 사진 반납하라 했던 조원진 의원. 원래 새누리당, 한나라당 소속 보좌관도 했고 그랬던 분인데 18대 때 탈당해서 친박연대로 당선된 분이거든요.

◇ 정관용> (웃음) 본인이 그런 역사가 또 있어요?

◆ 윤태곤> 당당히 복당을 했고 김무성 대표 역시 탈당해서 친박 무소속 연대로 당선됐다 복당한 인물이고. 원유철 원내대표 국민신당, 새정치국민회의 출신이고 김을동 최고위원, 서청원 최고위원 다 친박연대 출신이고. 제가 보면 김태호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다 족보가 복잡합니다.

◇ 정관용> 씁쓸하네요.

◆ 윤태곤> 그렇죠.

◇ 정관용> 이런 분들이 무슨 존영 돌려 달라, 이런 것까지 하고.

◆ 윤태곤> 그러니까 이게 야당도 마찬가지인 것이 예컨대 더민주 탈당해서 국민의당 갔다가 경선에 탈락한 김승남 의원 같은 경우에 호남에서 어차피 출마는 못 하게 됐는데 복당 의사를 밝히니까 김종인 대표가 ‘오면 대환영이다’ 이랬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유권자들이 사실은 더 복잡한 거죠. 이게 이러니까 이 당 저 당 할 것 없이 어차피 정체성도 잘 모르겠다. 더 복잡하게 판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럴수록 유권자들이 잘 골라야 합니다.

◆ 윤태곤> 그러게 말입니다.

◇ 정관용> 잘 골라야 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윤태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윤태곤 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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