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올림픽 본선에 나설 18명의 최종명단을 선발하기 위한 마지막 장고에 들어가기에 앞서 활약이 좋은 공격진 정리가 신태용 감독을 미소 짓게 한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최근 ‘아프리카 2위’ 알제리와 평가전 두 경기에 모두 승리하며 기분 좋은 점검을 마무리했다. 특히 1차전 2-0에 이어 2차전도 3-0으로 무실점 승리하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평가다.
수비와 함께 공격진의 맹활약도 기분 좋은 결과다. 특히 손흥민(토트넘)의 와일드 카드 발탁 소식과 함께 알제리전에서 맹활약한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가 더욱 큰 기대를 모은다. 류승우(빌레펠트)와 문창진(포항), 권창훈(수원), 이창민(제주) 등 2선 자원의 활약상은 알제리와 2경기에서 5골 모두를 만들었다. 비록 골 맛은 보지 못했지만 최전방 공격수 김현도 2도움하며 자칫 밀려나는 듯 했던 최종명단 경쟁을 다시 한 번 뜨겁게 했다.
◇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합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알제리전 두 경기를 마친 뒤 공격 면에서는 합격점을 준 신태용 감독은 “5월 말에 한 번 더 소집하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이 다시 한 번 올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물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최대 30명 정도를 체크하면서 (최종명단 발탁까지)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 마지막 23명에 들어간다. 그 선수들을 테스트해 최종명단 18명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력 저하로 신태용 감독을 괴롭히는 양쪽 측면 수비와 달리 누구 한 명 쉽게 내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하는 공격진은 다른 의미에서 감독을 골치 아프게 하는 요인이다.
신태용 감독은 “우리의 장점은 2선의 모든 선수가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방의 선수들이 열심히 뛰기 때문에 2선에 기회가 난다. 유기적으로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선 선수들이 너무 잘해 팀을 이끌어 주고 있다. 누구 한 명 나무랄 데가 없다”고 활짝 웃었다.
최종명단이 18명으로 제한된다는 점이 아쉬운 상황이다. 더욱이 3명의 와일드카드까지 합류할 경우, 골키퍼 2명을 제외하면 필드 플레이어는 13명뿐이다. 신태용 감독은 “최종명단을 뽑으면 누군가는 눈물을 흘려야 한다. 그 상황이 닥치면 나 역시 가슴이 아플 것”이라며 “그래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한다. 정에 이끌려 팀을 만들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한편 신태용 감독은 4월 1일 독일로 출국해 ‘와일드 카드’ 후보 선수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손흥민을 제외한 와일드카드 2명은 수비수의 발탁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독일에서 활약하는 수비수들의 경기력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까지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을 점검한 뒤에는 브라질로 이동해 리우 올림픽 조 추첨식에 참석한다. 조 추첨 결과에 따라 경기가 열릴 지역을 방문하는 일정까지 소화하고 20일에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