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카원전(BNPP)은 한국전력이 지난 2009년 12월 해외에서 첫 수주한 원전사업이자 중동지역에 건설되는 첫 원자력 발전소(1400MW·4기)이다. 공사금액만 200억 달러로 세계 최대규모의 원전이다.
UAE 국가핵심기간시설의 경비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군대인 시스파(CICPA: Critical Infrastructure and Coastal Protection Authority)의 3중 관문을 넘어서자 여의도 4배 면적의 공사현장에서 원전 1~4호기 건설공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내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하는 1호기는 공정률이 90%에 가까워 제 모습을 갖추었고 1호기부터 좌측으로 2·3·4호기 공사가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1호기는 이미 시운전에 들어갔고 2호기는 거의 완성상태, 3호기 공정은 진행 중이고 4호기는 초기 구조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원전 4형제는 1년 터울로 완공돼 오는 2020년이면 UAE 전체전력수요의 25%를 담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한전이 GE히다치·아레바 등 글로벌 원자력 기업을 제치고 바라카원전의 파트너로 선정된 이유는 뭘까.
◇ 원전 안전
ENEC(에넥·UAE원자력공사) 알리 알 자비 건설총괄책임자는 "2009년에 입찰을 진행할 때 ENEC이 제시한 최고 중요한 기준은 안전이었다"며 "시공과 운영에서 모두 한전이 제시한 안전 기준이 가장 훌륭했다"고 말했다.
바라카원전은 리히터규모 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게 내진설계가 돼 있고 해상에서는 길이 15㎞의 방파제를 쌓은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방파제는 세계적인 기상학자들의 자문을 토대로 향후 발생할 지도 모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때보다도 더 강력한 쓰나미나 폭풍해일에도 원전안전을 지켜낼 방어막 역할을 하도록 견고하게 시공되고 있다.
2017년 5월 준공 예정인 1호기는 공기가 한달 정도 늦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전측은 준공기일을 맞추는 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성환 UAE 원자력본부장은 "3세대 원전이 세계적으로 핀란드, 프랑스, 미국, UAE, 한국 등에 있는데 공기를 지키고 있는 것은 한전이 거의 유일하다"며 "1호기 실적률이 계획대비 떨어지고 있는데 기간으로 보면 1달 정도인데 준공까지는 1년 이상 남아 있어서 공기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이어 "발전소 건설은 공사인력과 자재공급, 설계 등 3요소가 가장 중요한 데 바라카원전건설은 50도의 혹서와 다국적 인력 등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3박자가 잘 맞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NEC측도 공정률에 대해서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 노무관리
바라카 원전공사현장에는 한국인 포함 2만여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8개국 출신의 근로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원전이라는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인종과 언어가 달라 노무관리가 쉽지만은 않다.
박종혁 UAE 사업처장은 "현장에 가보면 태국어, 베트남어 등 여러 나라 글씨로 써져 있고, 영어로도 소통이 안되는 경우가 많아 공사초기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로 인해 어떤 행태로든 업무시간을 손해본 비율을 나타내는 LTIFR(근로손실재해율)은 0.14로 목표치인 0.54를 하회했다.
유럽(0.71)이나 미국(0.84)보다도 훨씬 적은 비율이다.
ENEC 관계자는 "공사이후 사고율 통계를 내고 있는데 국제적인 수치와 비교해도 BNPP가 훌륭한 수준이고 기록을 경신해가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한전은 바라카원전 준공이후 UAE에서 또다른 꿈을 꾸고 있다.
UAE정부가 추가적인 원전건설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진 않지만 한전이 5~8호기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랍어로 축복이라는 뜻의 '바라카'에서 한전의 꿈이 영글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