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도우미 된 16살 주희', 정치권 대책 찾는다

위기청소녀 통합지원센터·법 개정 등 추진 움직임…도움의 손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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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살에 불법 노래방 도우미가 된 주희(가명·여). 아버지의 손에 들린 칼을 피해 집을 나왔지만 머물 곳도, 일할 곳도 찾지 못한 채 석 달 동안 거리를 떠돌았다. 이 일을 제안 받았을 때 주희는 "다행히 먹고 살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털어놨다.


# 10대의 나이에 70대의 치아를 가진 호정(가명·여). 아기 때부터 부모에게 외면 받고 방치되면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했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기본적인 교육인 '양치질'조차 호정은 배운 적이 없다고 했다.

'주희'와 '호정'과 같은 아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가정폭력과 학대를 피해 집을 떠난 아이들의 이후. 대전CBS가 보도한 방임청소년 실태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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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아빠한테 맞아죽겠다 싶었죠" 모텔방 전전하는 아이들
② 16살 주희가 노래방 도우미로 빠진 이유는
③ "나는 14살, 양치질 배워본 적 없어요"
④ 가정폭력 피해자 정수는 어떻게 가해자가 됐나
⑤ "지워버리고 싶어요" 아이는 머릿속을 검게 칠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20대 국회에서 '위기청소녀 통합지원센터'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방임청소년들을 위해선 별도의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은 "기존의 청소년 지원체계는 학교 적응이나 가정 복귀에 초점을 두고 있어 돌아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돕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사회적으로도 방치 상태에 놓인 이 아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처한 신체적·정서적 상황을 고려해 산부인과와 정신과, 치과 등의 의료서비스도 강화하기로 했다.

나아가 지원의 실효성과 지역별 통합지원이 가능하도록 관련법 개정도 추진된다.

집안에서도, 집밖에서도 방치된 아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진 뒤 민간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 금융회사에서는 호정과 같은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1년간 치과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대전지역 청소년 지원 단체들은 이를 계기로 대상자 발굴과 병원 연계 및 지원 과정을 체계화하기로 하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대전시도 방임청소년 조기 발견과 보호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시는 오는 30일 전문가 및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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