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가벼워진 유승민, 무소속 이끌고 진박과 '금호강 대첩'

친박 '무소속 연대' 강한 경계…"탈당 뒤 복당, 당헌‧당규 위반"

유승민 의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유승민(3선‧대구 동을), 이재오(5선‧서울 은평을) 의원의 무소속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초점은 동반 탈당한 비박(非朴‧비박근혜)계의 '생환' 여부에 맞춰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벌인 '옥새(玉璽) 투쟁' 결과, 지역구 경쟁자가 사라진 유 의원 입장에선 몸이 가벼워져 주변을 조력할 여유가 생겼다. 때문에 이미 '당선을 돕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 측근 의원들과의 '연대 의식'도 차츰 고양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무소속 연대는 이 의원과 임태희 전 의원 등 옛 친이(親李‧친이명박)계가 중심이다. 대구의 유승민계와 수도권의 친이계는 '비박'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복당하게 되면 '친박 독주'를 반대하는 흐름에서 합류하게 된다.

◇ 유승민계 VS 眞朴…'금호강 벨트' 혈투

대구 정가는 유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사실상 확실해진 뒤 금호강을 중심으로 한 유승민계와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간 승부에 주목하고 있다.

금호강 물줄기는 대구 동구를 거쳐 수성구, 북구, 서구, 달성군 등으로 흐른다. 이들 지역구 중 류성걸(동갑), 권은희(북갑), 김상훈(서) 등은 유승민계로 분류된다. 지역적으로 강 주변으로 묶이기 때문에 ‘금호강 벨트’로 명명되고 있다.

이들 중 류 의원과 권 의원은 컷오프(공천배제)된 뒤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반면 김 의원은 공천을 받았다. 여기에 무소속 구성재(달성) 후보까지 합쳐져 '무소속 연대'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색깔인 붉은색을 버리고 흰색 점퍼를 맞춰 입고 선거운동을 진행 중이다. 흰색은 '깨끗한 정치'를 상징하며, '불의(不義)한 공천 학살에 희생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승민계는 각각 정종섭(동갑) 전 행정안전부 장관, 정태옥(북갑) 후보, 추경호(달성) 전 국무조정실장 등 진박 후보들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비록 대구는 아니지만 유 의원의 원내대표 재임 당시 원내수석부대표였던 조해진(재선,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도 유승민계 연대에 포함된다.


유 의원과 류, 권 의원 등은 이날 SNS 사용자들과의 오프라인 모임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무소속 연대'에 대해 "대구의 주호영 의원과 대구를 벗어나 다른 무소속 후보들을 제가 도와드릴 일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무소속 출마로 정의를 바로 세우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결연한 의지가 저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 수도권 옛 친이계 생존하면 비박계 '강화'

이 의원 역시 새누리당이 지역구(은평을)에 공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환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수도권에는 이 의원 외에도 낙천한 임태희(경기 분당을) 전 의원과 안상수(재선, 인천 중‧동‧강화‧옹진) 의원 등도 패자 부활전에 나섰다. 임 전 의원은 이 의원과 함께 옛 친이계로 분류되고, 안 의원은 김무성 대표의 측근이다.

이들 역시 비박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승리할 경우 유승민계와 함께 친박계에 대한 공동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승리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여당 입장에선 수도권에서 큰 부담이다. 여야 구도가 박빙이고, 승부를 가르는 표 차가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무소속 여권 후보자들의 출마가 패배의 화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親朴 벌써부터 반감…"돌아와도 복당 없다"

친박계로선 자기 계파 의원 중 다수가 총선 뒤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갖고 있어 무소속 출마자들의 '생환'을 막아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때문에 총선 전임에도 벌써부터 '복당'을 경계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 김 대표의 옥새 투쟁에 대해 "권한이 없다"고 비판하며 "탈당한 인사들의 복당은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복당 여부에 대해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주변에선 김 대표를 비판한 원 원내대표에게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대표 측근 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원 원내대표를 겨냥해 "본인 역시 새천년민주당 출신 아니냐"라며 "추대된 원내대표가 할 말, 못할 말을 가리지 못해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가 직접 무소속의 길을 터준 일부 인사에 대한 '반대' 기류를 반박한 것이면서 원 원내대표가 선출된 출신이 아니기에 '복당' 여부에 대해 권한이 없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