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화백은 미국 대사관에서 자신의 체류비자를 일부러 취소시킨 뒤 입국허가서도 계속 반려했다고 주장해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홍 화백은 지난해 자신의 작품 '김기종의 칼질'이 테러를 옹호하는 작품이라는 논란에 휩싸인 이후, 한국 정부가 미 대사관측에 입국 불허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 "한국 정부 요청으로 입국허가서 반려됐을 가능성"
홍 화백은 지난해말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의 초청을 받아 올해 3월 4일 출국할 예정이었다.
이달 8일부터 열리는 위스콘신대학교 주최 전시회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또 전미 미술교사협의회 초청 강연에 나서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4일 주한 미대사관측으로부터 비자 관련 인터뷰가 필요하니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 자리에서 7년 전에 받은 10년 장기 체류비자가 '서류 미비'라는 이유로 갑자기 취소됐다는 게 홍 화백의 주장이다.
홍 화백은 CBS노컷뉴스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2008년에 받은 미국 비자를 7년이 지난 시점에서 서류미비라는 이유로 몰수 조치한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홍 화백은 또 "올해 1월과 2월에 여행사를 통해 미국 입국허가서(ESTA)를 5차례나 신청했지만 모두 알 수 없는 이유로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홍 화백은 이어 "'김기종의 칼질'이라는 작품 때문에 한국 정부에서 모종의 요청을 해 입국허가서가 계속 반려되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비자면제프로그램에 따라 전자여행허가제(ESTA)인 입국허가서를 받으면 90일간 단기 체류가 가능하다.
A 여행사 관계자는 "과거에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가 없다면 (입국허가서 발급을) 대부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며 "통상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은 한번에 입국허가서를 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화백은 5차례나 입국허가서가 나오지 않았다.
홍 화백은 "미국 영사가 10년 체류 비자를 몰수할 당시 입국허가서를 반드시 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속은 것 같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지난주 주한 미대사관측은 "영사과 등에 확인해 홍 화백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날 "개인 비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사관측에서 일체 확인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CBS노컷뉴스에 알려왔다.
홍 화백은 지난해 9월 서울시립미술관 주최 '2015 SeMA 예술가 길드 아트페어'전(展)에 '김기종의 칼질' 작품을 출품하려다 반려됐다.
마크 리퍼트 미 대사의 피습 상황을 묘사한 게 자칫 테러를 옹호하는 것을 비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자 미술관측에서 당초 전시하려던 작품을 일방적으로 철거했다.
홍 화백은 또 지난 2014년 8월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시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풍자한 걸개그림 '세월오월'을 전시하려다 논란이 되자 철회했고, 예산을 지원한 광주시는 지난해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측에 전시회 파행의 책임을 물어 '기관경고'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