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연기력으로 무장한 배우 앞에는 ''흑인배우''라는 타이틀도 ''할리우드 최고 인기스타''라는 수식어도 필요 없었다.
영화 ''레이(Ray)''로 제 27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 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예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이미 폭스는
생애 가장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감동의 수상소감을 전했다.
무대에 오른 폭스는 수상소감을 말하기에 앞서 관객들에 리듬섞인 흥겨운 ''추임새''를 유도하며 흥을 돋궜다.
그는 "고(故) 레이 찰스가 항상 하던 행동을 한번 따라해 봤습니다"라며 영화 ''레이''의 실존인물이자 그에게 오스카상을 안겨준 레이 찰스라는 인물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남우주연상, 전설적 재즈 아티스트 ''레이 찰스''역 분한 제이미 폭스
폭스는 "레이 찰스에 대한 테일러 헥포드 감독의 사랑 없이는 이 영화를 시작할 수 없었다"며 "많은 분들이 이 흑인의 꿈을 계속 실현시켜 주셨다"는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흑인 배우로서는 세번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폭스는 객석에 앉아있는 여배우 할 베리와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를 향해 "지금 제 눈에 오프라와 할 베리가 보이네요. 그냥 여러분의 이름을 언급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폭스는 특히 "오프라가 시드니 포이티어와의 만남을 주선해 준 장본인"이라며 "포이티어가 ''나의 사명감을 자네에게 물려주겠네''라고 말하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었다"고 말했다.
제이미 폭스가 언급한 시드니 포이티어는 지난 1963년 흑인 최초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로 할리우드의 흑인배우들에게는 ''영원한 영웅''같은 인물이다.
주로 미국사회의 흑인차별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에 출연했던 포이티어는 지난 2002년 덴젤 워싱턴이 남우주연상을 받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해 두배의 기쁨을 누린 바 있다.
감격에 겨워 목이 메인 폭스는 "아마 수상 소감 중에서 이 부분이 제일 말하기 힘든 부분일 것 같다"며 자신의 첫 연기 선생님이었던 할머니를 추억했다.
"할머니는 최고의 인생 연기 코치…꿈에서 할말이 너무 많다"
그는 "할머니는 내게 있어 최고의 연기 코치였다. 할머니는 언제나 내게 ''똑똑한 사람처럼 굴어라'', ''좋은데 다녀 온 것처럼 행동해라''며 내 행동을 바로잡아주셨다"고 말했다.
"이제는 꿈에서 그런 말씀을 해 주신다"는 말을 하며 눈물을 보인 그는 "할머니를 만나고 싶어 빨리 잠자리에 들어야겠다"며 "할머니,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요"라는 말로 감동의 수상소감을 끝마쳤다.
노컷뉴스 전수미기자 nocutworld@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