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패배에 대한 저자 최택용의 대답은 이렇다. 자유민주주의를 실천할 생각이 전혀 없으면서도 '자유민주주의'라는 프레임을 선취한 새누리당과, 진짜 자유민주주의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이념 논쟁에 휘말리는 것을 두려워하여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이 문제라는 것이다.
문제는 프레임이다. 도둑맞은 '자유민주주의'라는 프레임을 야당이 되찾아오지 않는 한, 야권의 승리는 요원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비열해서 또는 비겁해서, '자유민주주의'를 망가뜨리고 있는 양대 정당에 대한 저자의 통렬한 통박을 읽다 보면, 안개가 걷히듯 길이 보이게 된다.
본문 속으로
“프레임(frame)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프레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 우리가 짜는 계획,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 그리고 우리 행동의 좋고 나쁜 결과를 결정한다.”
“프레임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그것은 상식으로 통용되는 것을 바꾸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프레임의 재구성에 성공한다면, 이 30% 가량의 전체주의·반공주의 프레임에 갇혀있는 유권자를 구할 수 있을까? 나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우리가 새롭게 제시하는 프레임조차도 이들에게는 자신들의 프레임과 대립되는 ‘불편한 사실’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구성해야 할 프레임은 이 30%의 유권자를 제외한 나머지 유권자를 위한 것이다.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30%의 중간층’과 ‘전체주의·반공주의에 느슨하게 묶여 있는 10%의 새누리당 지지층’을 위한 것이다. 나는 이것이 한국 정치를 바꾸는 실질적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103쪽
최택용 지음/행복한책읽기/207쪽/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