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기 전통 따르는 예배..목숨 걸고 신앙 지킨 정신 잇는 의미
■ 방송 : CBS TV (CBS주말교계뉴스, 3월 25일(금) 밤 9시50분)
■ 진행 : 조혜진 앵커
■ 출연 : 손달익 목사 (NCCK 부활절연합예배 집례, 서문교회 담임)
▣ 조혜진 > 돌아오는 주일날은 부활주일입니다.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절기인 이 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금까지 드린 부활절 예배와 달리 조금 특별하게 예배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전체 집례를 맡은 손달익 목사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손 목사님 안녕하세요? 이번 부활절연합예배, 장소부터가 범상치 않습니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예배를 드리는데요. 이 장소를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손달익 > 이번 예배는 초기 교회 예배를 재현하는 예배입니다. 기독교가 로마제국에서 공인되기 전에 카타콤베 예배가 대표적인 예배였죠. 그 카타콤베 예배를 재현한다는 의미가 첫 번째 있구요. 카타콤베가 아시는 것처럼 무덤이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거기서 부활절 예배를 드리는 것이 특별한 의미가 있겠다..그런 생각에서 정했구요. 또, 우리 근현대사를 통해서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아픔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고, 그 절망의 수렁에서 희망을 가졌던 분들의 현장이기도 하구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민족에게 어려움 중에 새로운 희망을 주는 그리스도를 맞이하는 그런 의미에서 이 장소를 선정하게 됐습니다.
▣ 조혜진 > 의미가 크네요. 부활절 연합예배가 부활절 새벽에 드렸던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요.이번에는 시간도 다른 것 같아요. 부활절 전날인 26일 밤11시부터 자정 지나서 그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이렇게 2시간 정도 예배를 드리시는데요. 이것 역시 초대교회의 전통을 따른 시간인 것인가요?
▶ 손달익 > 그렇습니다. 원래 초대교회의 전통으로는 예수그리스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라고 생각하는, 우리시간으로 오후 3시경부터 토요일 자정까지는 깊은 흑암과 침묵 속에 교회가 있었습니다. 슬픔에 참여하고 그리스도께서 무덤에 계신 시간이어서 교회도 불을 켜지 않고 그렇게 지내다가 자정이 되면서부터 부활예배를 시작하게 됐죠. 그런 전통에 따라서 밤 11시부터 새벽1시까지 이어지는 그런 예배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 조혜진 > 이날 예배가 어떻게 드려지는지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 손달익 > 예배는 크게 4부로 이어지는데요. 첫 번째 부분인 빛의 예배, ‘빛의 환영’은 어두움의 세력을 뚫고 빛으로 오신,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임재하심을 상징하고, 둘째부분에서 ‘말씀의 예전’이 이어지게 되구요. 말씀을 봉독하고 설교말씀 듣는 순서가 되겠고, 세 번째는 ‘세례 예식’인데, 원래 고대 교회에서는 부활절 예배 시간에 실제로 세례식을 거행했고 지금도 그런 교회들이 많죠. 연합예배는 그렇게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세례 언약을 갱신하는 예식을 진행하게 되고..
▣ 조혜진 > ‘세례언약 갱신’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게 되나요? 언뜻 이해가 안돼서요.
▶ 손달익 > 우리가 세례 받을 때 했던 신앙고백을 다시 하고, 세례 받은 그리스도인들로서 빛과 소금되는 삶을 다짐하는, 헌신과 희생을 다짐하는, 세례 언약을 갱신하는 예식을 가지게 됩니다.
▣ 조혜진 > 일종의 서약식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될까요?
▶ 손달익 > 네, 그렇습니다. 마지막에 성만찬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마쳐지게 되는데요. 이 예배가 전체적으로 3세기 예배를 본받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정교회의 전통과 성공회의 전통, 우리 개혁교회의 전통이 골고루 배합된 순서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 조혜진 > '3세기 예배의 전통을 따른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궁금한데요?
▶ 손달익 > 오늘의 교회가 사도들의 시대와 분절돼있는 교회가 아니라, 우리가 사도들의 전통을 이어받고 그 신앙고백을 승계하고 또, ‘3세기의 그리스도인들이 환란과 박해 가운데서 생명을 걸고 복음을 지키고 어두운 세상에 빛이 되고자 했던 그 정신을 오늘 우리가 이어 받는다’ ‘ 신앙과 삶의 실천을 이어 받는다’ 그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 조혜진 > 그렇군요. 이 특별한 예배에 일반 성도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인가요?
▶ 손달익 > 그럼요. 물론 환영합니다. 서대문독립공원의 역사관 뜰 앞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는데요.
▣ 조혜진 > 야외인가요?
▶ 손달익 > 야외입니다. 날씨가 좀 춥기 때문에 오시는 분들은 옷을 좀 든든히 입고 오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조혜진 > 네, 밤에 야외에서 드려지는 예배라는 것을 감안을 하고 가셔야겠네요.
한국기독교교회협회가 사순절 기간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 세월호 유가족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는 순례를 이어오셨는데요. 이분들을 만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구요. 또, 이번 순례를 통해서 한국교회가 기억을 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손달익 > 저희는 이런 흐름을 기억하고 또 실천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리스도께서 고난당하신 것에 대한 우리의 깊은 성찰과 참여를 이어간다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생각이 있었구요. 또 한 가지는 ‘이 시대에 가장 고난 받는 이웃들이 누구인가?’ ‘가장 애통해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그들 곁에 그리스도께서 계신다,’ 그것을 보여주는 의미에서 교회가 그들 곁으로 찾아갔던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이해를 하고 그렇게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발견하고 느껴지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게, 우리 주변에 고통과 절망과 슬픔 중에 지내는 어려움 중에 있는 분들이 참 많다’ ‘정말 어두운 상황 속에서 신음하는 분들이 참 많다’..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부활절을 통해서 그런 분들에게 새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됐으면, 그것이 교회를 향하신 주님의 부르심이 아닌가..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조혜진 > 그분들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 손달익 > 때로는 눈물로 맞이하기기도 하고, 때로는 하소연으로 맞이하시기도 하고, 때로는 원망 섞인 항의를 해오시기도 하고..당연히 저희가 들어야 될 말로 마음에 새겼습니다.
▣ 조혜진 > 정말 의미 있는 시간들 보내신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에 서대문형무소에서 드려질 부활절연합예배, 기대를 많이 해보겠습니다.
▶ 손달익 > 네, 많이 기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조혜진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손달익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