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물려줄 것은 집이 아니라 당신의 행복한 노후입니다"
27일 금융위원회가 60세 이상 노령층 가계부채 해결 방안으로 마련한 주택연금 신상품 '내집연금 3종세트'를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내집연금 3종세트를 통해 '부채감소'와 '노후보장' 그리고 '주거안정' 등 노령층을 위한 1석3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핵심은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노령층의 주택연금 가입 유도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갚느라 허덕이는 노령층을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를 받는 연금 수혜자로 바꾸자는 게 정책 목표다.
내집연금 3종세트는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과 '주택연금 사전예약 보금자리론', '우대형 주택연금'이다.
◇ 60세 이상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
먼저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은 60세 이상을 위한 상품이다.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60세 이상이 주택연금에 가입해 받을 연금의 최고 70%까지 미리 인출해 빚을 갚고 나머지 연금을 매달 일정하게 받는 구조다. 3억 원짜리 주택 보유자가 주택연금에 가입한다면 60세는 8610만 원, 70세는 1억 1361만 원, 80세는 1억 4553만 원까지 일시에 인출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60세 이상의 평균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6900만 원인 만큼 대부분 '일시 인출금'으로 빚을 다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만 70세인 A 씨가 3억 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만기 일시상환, 금리 연 3.48%' 조건에 1억 원을 빌렸다면 매월 29만 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 하지만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1억 원을 일시에 인출해 빚을 청산하고 매달 31만 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A 씨는 주택연금 가입에 따른 재산세 감면 혜택으로 연간 재산세도 27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7만 원이 줄어든다.
보금자리론 연계형 주택연금은 보금자리론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40대와 50대가 '만 60세에 주택연금에 가입하겠다'고 약속하면 보금자리론 금리를 깎아 주는 상품이다.
이 또한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과 같이 60세가 되면 주택연금 가입과 함께 일시 인출금으로 보금자리론 대출 잔액을 갚고 이후 매달 연금을 받게 한다는 취지다.
보금자리론을 처음 이용하면서 주택연금 가입을 약속하면 금리를 0.15%포인트 우대해 준다.
기존 일시상환·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연금 가입이 약정된 보금자리론(분할상환·고정금리)으로 전환하면 금리가 0.15%포인트 더 내려가 총 0.3%포인트 우대를 받는다.
금리 우대로 절감되는 이자는 만 60세에 약속대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전환 장려금'으로 일시에 지급된다.
만약 40대에 일시상환·변동금리로 빌린 주택담보대출 1억 원을 주택연금 약정 보금자리론으로 전환하고 60세에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약 300만 원의 전환 장려금을 받는다.
◇ 1억 5000만원 이하 주택 보유자에겐 더 많은 연금 지급
우대형 주택연금은 가격이 1억 5000만 원 이하인 주택 보유자가 대상이며 매달 연금 지급액이 나이에 따라 지금보다 8~15% 늘어난다.
저가 주택 보유자의 주택연금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상품이다.
1억 원 주택의 경우 주택연금 가입 시 나이를 기준으로 60세는 월 수령액이 현행 22만 7000원에서 24만 5000원으로 8.1% 증가한다. 70세는 9.6% 늘어난 35만 5000원, 80세는 13.2% 늘어난 55만 4000원을 매달 받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노후 지원 효과에 충실하도록 나이가 들수록 연금 수령액이 더 많아지도록 우대형 연금주택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 9억원 넘는 주택도 가입 대상에 포함 추진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주택연금 가입 기준을 완화하는 등 제도 개선 노력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9억 원 이하 주택'으로 돼 있는 가입 대상을 '9억 원 초과 주택'으로 확대하고, 주거용 오피스텔 보유자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올 하반기 중에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다만, 9억 원 초과 주택의 경우 연금 지급액은 주택 가격에 비례하는 게 아니라 9억 원 주택 기준에 맞춰진다.
또, 지금은 주택 '소유자'가 60세 이상이어야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지만, 28일부터는 소유자나 그 '배우자' 중 아무나 60세를 넘으면 가입할 수 있게 연령 기준도 바뀐다.
한편, 2015년 말 현재 국내 주택연금 이용 실적은 2만 5611가구로 자기 주택을 보유한 전체 고령층의 0.8%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