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이프의 공식 홈페이지는 24일(한국시각) 크루이프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폐암 진단을 받는 크루이프는 결국 5개월여의 투병 끝에 별세했다. 평소 애연가로 알려졌던 크루이프지만 1991년 심장 이상으로 위기를 겪은 뒤에는 금연 캠페인에 참가하기도 했다.
1947년생인 크루이프는 네덜란드 축구의 전성기를 열었던 '토탈 사커'의 중심에 있던 핵심 선수다. 크루이프를 중심으로 한 네덜란드는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쟁쟁한 상대를 연파, 결승까지 진출해 준우승했다.
크루이프의 활약상은 클럽에서도 빛난다. 1964년 자국의 명문클럽 아약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크루이프는 1971년과 1973년, 1974년 연거푸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1973년부터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으로 이적해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갔다.
지도자로도 크루이프의 업적은 분명하다. 1988년부터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아 전성시대를 열었다. 현역에서 물러난 뒤에는 바르셀로나 명예회장과 아약스 이사. 카탈루냐 대표팀 감독 등 명예로운 역할을 두루 맡았다.
◇ 갑작스러운 영웅의 별세, 전 세계 축구계는 애도의 물결
크루이프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전 세계 축구계는 비탄에 빠졌다.
남미를 대표하는 축구 영웅 펠레(브라질)와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는 나란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출신 미셸 플라티니(프랑스)도 "나는 친구를 잃었고, 세계는 위대한 인물을 잃었다"고 슬퍼했다.
바르셀로나의 간판선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도 자신의 SNS에 "크루이프가 평안히 잠들었다. 그의 유산은 영원할 것"이라는 추모 메시지를 적었다. 바르셀로나 역시 공식 SNS를 통해 선수, 감독으로 공적을 남긴 크루이프의 명복을 빌었다.
이밖에 보비 찰튼(잉글랜드),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로타르 마테우스(독일),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 네이마르(브라질) 등이 크루이프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 슈틸리케 감독도 크루이프와 인연이?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도 갑작스러운 크루이프의 별세 소식에 적잖게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24일 레바논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1-0 승리로 마친 뒤 크루이프의 별세 소식을 접한 슈틸리케 감독은 "크루이프는 상당히 존경하는 선수였다"면서 "아약스에서 뛸 때부터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레알 마드리드에 처음 갔던 시즌 바르셀로나와 맞대결에서 크루이프와 함께 경기했다. 그 당시 레알 마드리드가 3-2로 승리했는데 내가 1골 1도움을 했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는다"면서 "훌륭했던 크루이프와 더는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 슬프다"고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