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이정협·김진현 부담감 털고 '위풍당당'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에서 후반전 결승골을 기록한 이정협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슈틸리케 '황태자' 이정협이 오랜만에 나선 대표팀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1년여 만의 복귀한 김진현은 골문을 틀어막으며 대표팀의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에 일조했다.

이정협과 김진현은 지난해 열린 아시안컵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를 얻어 한국 축구 대표팀 준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하지만 둘은 공교롭게 지난해 부상으로 한동안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이정협은 지난해 8월 동아시안컵 이후 7개월 만에, 김진현은 지난해 3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이후 대표팀에서 모습을 감췄다.

하지만 이정협과 김진현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대표팀 복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한국 축구의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와 8경기 연속 무실점 타이기록을 견인했다.


◇ 돌아온 '황태자' 이정협, 20분이면 충분 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4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7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정협은 후반 교체 출장해 활발한 움직임으로 골까지 기록하며 '황태자'의 귀환을 알렸다.

이정협은 선발 출장한 황의조를 대신해 후반 25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7개월 만의 대표팀 경기였다. 이정협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20분 남짓. 뭔가 보여주기엔 부족한 시간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이정협은 후반 추가시간 상대 문전에서 기성용의 패스를 침착하게 마무리 지으며 팀에 예선 전승을 선물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정협을 포함해 황의조, 석현준 등 대표팀 소집 명단에 오른 모든 공격수가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단연 주인공은 이정협이었다.

하지만 이정협은 절대 자만하지 않았다. 이정협은 "오랜만에 복귀한 대표팀 경기에서 골을 넣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황의조가 상대 수비수를 지치게 했기 때문에 내가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팀 동료를 치켜세웠다.

사실 이정협은 이번 골이 터지기 전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는 "최근 소속팀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아 잘했던 시절 경기 비디오를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고 그간의 심적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골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며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레바논은 '부담감' 안은 김진현을 괴롭히지 못했다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에서 김진현이 동료에게 소리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김진현은 대표팀 복귀 전에 선발 출장해 대표팀의 골문을 지키며 8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1년 만의 대표팀 복귀. 김진현은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진현은 경기 시작 27분 만에 측면 수비수 장현수의 패스로 첫 터치를 할 만큼 상대의 공격이 날카롭지 못했다. 결국 그는 끝까지 대표팀 골문을 지키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김진현이 부상으로 대표팀을 떠나 있는 동안 김승규와 권순태, 정성룡이 장갑을 번갈아 끼며 대표팀 골문을 지켰다. 자칫 주전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김진현은 당당했다. 그는 "제가 보여줘야 할 모습만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는 말로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진현은 "복귀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그는 "그간 김승규가 잘 해줘 대표팀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는 말로 동료이자 라이벌인 김승규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김진현은 소속팀 경기로 인해 27일 태국과의 평가전에 나서지 못하지만 오는 6월에 있을 유럽팀들과 평가전을 내심 기대했다. 그는 "스페인과 경기에서 성인 대표팀 데뷔 경기를 치렀는데 확실히 아시아 팀과는 다르다고 느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경기에 나서능력을 평가해 보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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