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그동안 일관되게 당헌당규에 어긋난 공천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왔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김 대표가 무공천으로 남겨두겠다고 밝힌 곳은 대구 동구을과 서울 은평을, 대구 동구갑, 서울 송파을, 대구 달성군 등 5곳이다.
대구 동구을에는 유승민 의원 대신 소위 진박(眞朴) 후보인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이, 서울 은평을은 이재오 의원 대신 친박계인 유재길 전 대통령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교육전문 강사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을 받았다.
또, 대구 동구갑은 류성걸 의원 대신 진박 후보인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이, 서울 송파을은 친박계인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대구 달성군은 진박인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공천됐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유 의원을 비롯한 비박계를 공천에서 배제하고 친박, 혹은 진박 후보가 자리를 꿰찬 곳이다.
김 대표는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국민공천제를 통해 그렇게 막고자 했던 '탈당과 당내 분열'이 되풀이됐다"며 "공천 과정에서 당헌 당규에 따라 원칙과 정도의 길을 갔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 수없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날 탈당한 유승민 의원의 탈당 선언문을 인용하며 "당을 억울하게 떠나는 동지들이 남긴 '이건 정의가 아니고, 민주주의가 아니다', '불공정하기 짝이 없는 공천, 사천(私薦), 밀실공천에 불복하겠다'는 말씀이 제 가슴에 비수로 꽂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공천을 최소한이나마 바로 잡아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결정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저에게 쏟아지는 어떤 비난과 비판의 무거운 짐도 감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공천권을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당 대표로서 부끄럽고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당헌·당규상 공관위의 공천 결과를 추인할 권한을 가진 최고위원회의는 당 대표가 소집하거나 최고위원 1/3 이상의 요구로 개회된다.
그러나 최고위 사회권은 당 대표에게 있어 당 대표가 참석하지 않거나 사회권을 다른 최고위원에게 넘기지 않을 경우 공천 결과 추인 등 안건을 의결할 수 없다.
따라서, 김 대표가 선언한대로 최고위를 열지 않고 설사 다른 최고위원의 요구로 열리더라도 김 대표 없이는 김 대표가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겠다고 밝힌 5곳의 공천 결과를 추인할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