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마포구 양화대교 남단 방향 아치형 철탑 위에서 농성하던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 김정근(60)씨는 두 손과 두 발로 바닥을 짚고 아슬아슬하게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세아제강 해고자를 복직하라"고 쓰여있는 플래카드 옆을 지나다 같은 내용의 구호를 연신 외치기도 했다.
농성을 종료한 건 세아제강 사측이 김씨와의 대화에 적극 응하겠다고 밝혔기 때문.
이들은 28일 오전 세아제강 본사에서 협상에 돌입하며 민주노총은 김씨의 복직을 주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985년 4월 세아제강의 전신인 부산파이프에서 해고된 뒤 당시 기업들이 작성하던 이른바 '블랙리스트(감시 명단)'에 포함돼 재취업도 불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는 동안 다른 해고자들은 하나둘 떠나갔고 최근에는 김씨 혼자서 투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철탑에서 내려온 김씨는 취재진과 만나 "복직 권고가 이미 났는데도 그동안 복직이 안 됐다"며 "30년 투쟁을 끝내고 싶어 최종적으로 철탑에 올라갔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로 김씨를 연행해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