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초쯤, 부산 연산동 차고지에 시내버스를 주차한 버스 운전기사 이모(35)씨는 손님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건네준 한 손가방을 열어보고 의아했다.
이씨는 바로 회사 측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확인해보니 모두 필로폰이었다.
가방에 들어있었던 필로폰은 모두 82g, 2천7백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2억 7천만원에 이른다.
경찰은 버스와 정류장 주변 CCTV 8대를 분석해, 손가방의 주인을 역추적한 끝에 집에 있던 A(63)씨를 붙잡았다.
마약 판매 총책 A씨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한 남성으로부터 다량의 필로폰을 구입한 뒤 자신이 처방받은 약봉지에서 조제약을 빼고, 필로폰을 넣어 봉인해 한 봉지 단위나 일회용 주사기에 넣어 판매하고, 자신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필로폰 판매책 B(69)씨는 A씨로부터 사들인 필로폰을 친구들과 함께 투약했고, 칠성파 행동대원 C(48)씨 등 9명도 A씨로부터 받은 필로폰을 상습 투약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마약수사대는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지난 2월 5일까지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결과 필로폰 판매사범 A씨 등 2명 등 10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 안에서 발견된 손가방 안에 귀중품이 없어서 통상적인 분실물로 처리할 수 있지만, 눈썰미 좋은 버스 운전기사가 부담감과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신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해 마약 판매책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며 "버스회사 관계자에 대해 감사장과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고, 앞으로 마약 관련 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