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이혜원 박사는 국가암통계사업 자료를 바탕으로 1999년에서 2012년까지 골수성 혈액암으로 진단된 3만6천924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혈액암은 크게 골수성과 림프성으로 나뉜다.
골수성 혈액암에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과 같은 혈액 세포를 만드는 조직에 이상이 생기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골수증식성종양(MPN),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등이 있다.
연구결과를 보면 골수성 혈액암은 1999년 인구 10만명당 3.31명에서 2012년 5.7명으로 증가했다.
2012년 한 해 동안 진단된 골수성 혈액암 3천771건을 연령대별로 보면 '70세 이상~79세 이하'가 903건으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69세 이하'가 723건, '50세 이상~59세 이하'가 659건으로 뒤를 이었다.
세부질환별로 인구 10만명당 환자 수를 봐도 고령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표적 혈액암인 급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0세 이상~14세 이하' 0.9명에서 '50세 이상~64세 이하' 3.62명으로 점차 증가하다가 '65세 이상 79세 미만' 9.99명, '80세 이상' 11.65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치료법의 발달로 골수성 혈액암 환자들의 생존율은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고령층에서는 여전히 생존율이 낮았다.
연구팀은 조사기간을 4구간(1996~2000년·2001~2005년·2006~2010년·2008~2012년)으로 구분하고 각 구간의 5년 상대생존율을 분석했다.
5년 상대생존율은 같은 연령대의 일반인과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비교한 것으로 암 상대생존율이 100%라면 일반인의 생존율과 같다는 의미다. 이는 생존율 계산에 암 이외의 원인으로 사망한 환자의 경우를 보정하기 위한 것이다.
이 결과 급성골수성백혈병의 5년 상대생존율은 1996~2000년 26.3%에서 2008~2012년 34.8%로 높아졌다.
그러나 연령대별 상대생존율은 큰 차이를 보였다.
2008~2012년 구간만 비교했을 때 49세 미만의 5년 상대생존율은 '0세 이상~14세 이하' 62.4%, '15세 이상~34세 미만' 58.7%, '35세 이상 49세 미만' 48.3% 수준을 보였다.
반면 '50세 이상 64세 이하'는 33.5%로 낮아졌으며 '65세 이상 79세 미만'은 9.4%, '80세 이상'은 0%로 현격하게 떨어졌다.
이혜원 박사는 "아직 혈액암은 방사능이나 해로운 화학물질에 노출된 경우 위험이 크다는 연계성은 있지만, 암을 유발하는 원인과 예방법이 명확하지 않다"며 "제대로 된 혈액암 환자 분석이 없었던 우리나라에서 각 세부질환의 발생률 및 생존율을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특히 고령환자에게서 혈액암 발생이 많고 생존율이 낮다는 연구결과는 앞으로 혈액암 관련 정책개발, 암 관리사업 평가 및 혈액암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혈액학회지인 '혈액연구(Blood Research)' 온라인판에 지난해 12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