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관적 자료 하나로 모은 것 자체가 새로운 발견
- 맥락 따라 기록 살펴보면 음모론, 의혹도 풀려
- 세월호 사건에서 도망친 사람 굉장히 많아
- 사건 정확히 파악하고 치유하는 과정 필요해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3월 23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다영 氏, 박수빈 변호사 ('세월호, 그날의 기록' 저자)
◇ 정관용>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었죠. 벌써 2주기가 가까워오네요. 그동안 검찰도 감사원도 그리고 또 지금 특별조사위원회도 사고 당시의 의문점들을 밝혀내기 위한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그런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재단법인 ‘진실의 힘’ 이 세월호 기록팀이 ‘세월호, 그날의 기록’이라고 하는 책을 한 권 발표했어요. 책이 무려 698페이지, 각주가 2281개나 달려 있는 무슨 엄청난 논문집 같은 그런 책이 나왔습니다. 이 책을 어떻게 만들게 된 것인지, 이 책의 저자로 참여하신 분 가운데 두 분을 모시겠습니다. 박다영 씨 그리고 박수빈 변호사인데요. 박다영 씨 어서 오십시오.
◆ 박다영> 네, 안녕하세요. 박다영입니다.
◇ 정관용> 박수빈 변호사 어서 오십시오.
◆ 박수빈>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먼저 이게 재단법인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이 발간 주체인 거죠?
◆ 박수빈>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재단법인 진실의 힘이 뭐예요?
◆ 박수빈> 진실의 힘은 7, 80년대 군부독재 시절에 간첩으로 조작돼서 유죄를 받았던 분들이 재심 사건을 통해서 무죄를 받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받은 재원의 일부를 출원해서 만든 재단이고요.
◇ 정관용> 아, 네. 다 무죄된 다음에 많은 부분들 상당 액수 받았잖아요.
◆ 박수빈> 네, 배상금 관련해서 조금 문제도 있긴 한데요.
◇ 정관용> 맞아요. 받았다가 도로 토해내신 분도 있고 막 그렇죠?
◆ 박수빈>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받은 분들이 이걸 개인적으로 쓰지 않고 좋은 일로 쓰겠다 해서 기부하시고 한 게 바로 여기로군요?
◆ 박수빈> 네. 그렇기 때문에 재단법인 진실의 힘은 관련해서 피해 받으신 분들이나 피해자성에 대해서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법정기록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또 이것들을 통해서 재심을 이뤄내고 하는 경험이 있는 단체죠.
◇ 정관용> 그렇죠. 그럼 아무래도 이 진실의 힘이란 재단법인의 주된 활동은 과거사 사건들일 것 같은데. 그렇죠?
◆ 박다영> 네. 조작간첩의 재심사건을 맡거나 또 다른 국가폭력과 관련해서 진상규명에 대해서 힘쓰고 있고 또 특히 그 피해자들에 대한 치유사업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피해자들을 만나서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는 자리도 갖고 음악이나 여행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치유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일만 해도 할 일이 많은데 세월호하고 직접 관련은 없는 단체이지 않아요?
◆ 박수빈> 네, 물론 그렇긴 하지만...
◇ 정관용> 어떻게 이 세월호 기록팀이 만들어지게 된 거예요?
◆ 박수빈> 한겨레21의 정은주 기자님이 여러 자료를 입수하게 되셨어요. 그게 2015년 5월 정도인데 이분이 ‘진실의 힘’이 기록에 대해서 잘 알고 또 검토할 수 있는 역량 있는 단체니까 와서 이것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라고 얘기를 했고 ‘진실의 힘’에서는 이 세월호에 관련된 기록이 이렇게 많은데 검토하는 단체가 없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고 그렇다면 이건 어떻게 보면 사회적 책무로써 시민의 힘으로 이것들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겠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록을 검토해 본 경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역량이 있는 단체라서 그렇게 시행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기록이 얼마나 됐는데요?
◆ 박다영> 그러니까 15만장 있었고.
◇ 정관용> 15만장?
◆ 박다영> 네. 15만장에.
◇ 정관용> 그걸 그 기자가 다 모은 거예요?
◆ 박다영> 아니요, 그중에는 공개된 자료들도 있었으니까 국회 국정조사 자료나 감사원 자료 같은 것도 있었고 희생자들이나 생존자들이 촬영한 동영상까지 포함해서 15만장 정도 기록이 있었어요.
◇ 정관용> 종이로 15만장.
◆ 박다영> 네, 15만장.
◇ 정관용> 동영상 이런 건.
◆ 박수빈> 합쳐서 한 3테라바이트(TB) 정도.
◇ 정관용> 3테라바이트(TB). 물론 기자는 이것저것 취재하다 보면 자료를 잘 모으게 되는데 산더미같이 쌓이다 보니까 ‘이거 어떻게 하지?’ 하다가 찾아온 거군요.
◆ 박다영>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정식으로 세월호 기록팀이 만들어진 건 그러면 언제예요?
◆ 박다영> 지난해 5월에 세월호 프로젝트팀이 꾸려졌습니다.
◇ 정관용> 사고 직후가 아니고 사고로부터 1년 넘어서.
◆ 박수빈> 네. 그렇죠.
◇ 정관용> 책이 나올 때까지 지금 한 10개월 걸렸네요.
◆ 박수빈> 10개월 정도.
◇ 정관용> 어떻게 작업을 하셨습니까?
◆ 박다영> 처음에는 자료를 다 수집된 것을 어떤 자료가 있는지를 뭔가 조사를 하고 정리를 하는 작업이 가장 오래 걸렸고 그리고 그 자료들 중에서도 필요한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도 거쳐야 했고요. 그리고 책으로 나오기 위해서 저희가 집필하는 과정도 있었잖아요. 그래서 10개월인데 7개월 정도를 자료정리를 하고 3개월 정도 저희가 글을 쓰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 정관용> 언론이나 이런 데서도 또 검찰에서도 또 지금 특별조사위원회에서도 계속 진상규명, 진상규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중에 상당 부분은 또 이미 보도가 됐어요. 그런데 보도된 것과 달리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밝혀낸 사실들도 많이 있습니까?
◆ 박수빈> 저희가 후기를 통해서 10가지 정도 새롭게 발견한 것들이라고 정리를 하고는 있는데요. 그런 것들이 물론 중요하지만 하나로 현재 나온 자료들을 엮어냈다는 게 어떻게 보면 더 새로운 발견이라고 생각하고.
◇ 정관용> 총 집대성했다는 것.
◆ 박수빈> 네. 그게 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도 궁금하니까 새롭게 밝혀진 것 10가지?
◆ 박다영> 네, 그중에서 하나는 저희가 시간 기록을 새롭게 맞춘 것인데요. 그러니까 해경이 제출했던 자료들 간에 각 기관별로 시간이 많이 달랐어요. 예를 들어서 저희가 지금 방송 6시에 시작을 한다면 어떤 사람은 6시 10분이라고 얘기하고 어떤 사람은 5분 50분이라고 얘기하고 이런 식으로 시간 차이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저희가 가장 정확한 시간을 찾아서 그 시간들을 다 다시 정리한 부분이 있거든요. 저희가 그 시간을 정리한 것 자체가 사실 1분에서 10분 사이에 많은 사람들의 생사가 오갔던 거잖아요.
◇ 정관용> 맞아요.
◆ 박다영>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더 엄밀하게 분석을 하고 또 엄밀하게 쓰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 정관용> 또 어떤 게 있습니까?
◆ 박수빈>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졌듯이 안내방송의 경우에 가만히 있으라라는 멘트가 나왔다고 많이들 알고 계세요. 그런데 저희가 분석한 바로는 여러 동영상이나 이런 걸 봤을 때 가만히 있으라라는 멘트를 한 것은 아니고 정확히는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위험하니 가만히, ‘가만히’라는 단어를 한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그런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이 방송이 가능했던 60분 동안 12차례 정도 나왔다는 걸 저희가 여러 자료들을 통해서 복원을 해냈거든요, 멘트를. 그런 것도 어떻게 보면 새로운 발견이라면 발견이고 그렇습니다.
◇ 정관용> 도대체 왜 그렇게 움직이지 말라고 했던 거예요? 1시간 동안이나, 12번이나?
◆ 박수빈> 다양하게 변명들은 많이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 책에서 쭉 종합해 보니까 이유가 뭐였던 거예요?
◆ 박수빈> 처음에는 위험하니까 그때 당시에 안네데스크에 있었던 직원이 봤을 때 사람이 떨어지는 것도 많이 보고 해서 위험하니까 그랬던 것 같은데. 그 이후로는 저희 책에도 나오는데 이렇다 할 제대로 된 지시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또 본인은 퇴선 명령할 권한이 없었다고 변명하기도 하고 다양한 이유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걸 이렇기 때문에 그랬다고 설명하기보다는 전체 그 상황을 그려내는 흐름 속에서 이해를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니, 제가 마음이 급해서 자꾸 질문이 앞서는데 퇴선 명령할 권한이 없었다. 그 방송하는 사람은 그렇겠죠. 중요한 건 그러니까 왜 퇴선명령을 안 했느냐, 이거죠.
◆ 박수빈> 저희 5부에 ‘구할 수 있었다’라는 파트가 있습니다.
◇ 정관용> 네, 보니까 1, 2, 3, 4, 5부가 있는데 마지막 5부가 ‘구할 수 있었다’네요. 그 안에도 보니까 ‘1장, 선원이 구할 수 있었다’ 그건 무슨 말이에요? 퇴선명령 빨리 했으면 됐다. 그 말인가요?
◆ 박수빈> 쉽게 말하면 그런 뜻인데요. 선원들이 본인의 임무를 다했더라면 구할 수 있었다는 뜻이죠.
◇ 정관용> 또 제2장은 ‘해경도 구할 수 있었다’예요. 그건 뭡니까?
◆ 박다영> 해경은 이번 12월에 청문회에서 해경이 제가 신도 아닌데 어떻게 다 구조합니까? 이런 얘기를 했잖아요. 그런데 사실 저희가 해경이 구조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그런 신적인 어떤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그 상황에서 학생들을 볼 수 있었고 또 선내 진입도 할 수 있었고 또 퇴선방송도 할 수 있었던 상황들에 대해서 저희가 자세하게 책에서 설명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또 그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을 때 구조할 세력도 충분히 있었고 또 조류나 물의 상황까지 판단을 했을 때는 모두 생존할 수 있었다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정관용> 1장이 선원이 구할 수 있었다. 2장, 해경도 구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3장에 구할 수 있었다는 제목이 또 나옵니다. 이건 무슨 뜻입니까?
◆ 박수빈> 결론적으로 그래서 누구든지 한 주체만 제대로 일을 했어도 구할 수 있었다는 뜻이고.
◇ 정관용> 선원만 똑바로 됐더라도.
◆ 박수빈> 네.
◇ 정관용> 해경만 똑바로 됐더라도.
◆ 박다영> 네.
◇ 정관용> 그런 얘기군요.
◆ 박수빈> 네.
◇ 정관용> 그리고 그 앞에 제4부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위험한 배 어떻게 태어났나. 3부, 왜 침몰했나. 이런 대목들을 보면 여기서 또 누구 하나 똑바로 일을 했으면 이런 배는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 출항도 안 했을 것이다. 이런 게 드러나는 거죠?
◆ 박수빈> 네, 그렇습니다.
◆ 박다영> 모든 주체들이 자기 책임만 다했더라면 이 사고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그때 당시에 다 마무리가 될 수 있었는데 그런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저희는 지적을 하기 위해서 이렇게 부 구성을 했고 선원, 해경, 청해진해운까지 모두 책임이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 정관용> 또 아무래도 진실을 기록하기 위한 이런 작업을 하시다 보면 각종 음모론,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는 각종 의혹제기, 이거랑 싸움 하시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작업을 쭉 하시면서 그건 어떻게 다루셨는지? 그리고 그런 각종 음모론이나 의혹제기에 대한 입장은 어떠신지 좀 얘기해 줄 수 있겠어요?
◆ 박수빈> 저희가 기록을 검토할 때 제일 중심으로 둔 것은 어떤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기록을 보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백지 상태에서 현재 나와 있는 기록을 정리하다 보면 나름으로 해소되거나 그 자료들을 통해서 발견되는 것들이 있을 것이고 그 자료에서 생각되는 질문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걸 찾아나가자 이런 취지에서 작업을 시작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는 어떤 음모론에 대답하기 위해서 기록을 검토하거나 뭔가 대답하기 위해서 정리를 하거나 한 적은 없습니다. 그냥 그 과정에서 우리가 발견한 사실들이 뭔가 어떠한 측면의 의혹들을 풀어낼 수 있는 것이었다면 그걸로 해소가 되는 것이고 아니라면 다른 자료가 더 필요한 것이고.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 출발은 굉장히 좋네요. 음모 내지 어떤 질문을 풀기 위한 목적으로 자료를 다루다 보면 어떻게 보면 좀 편향된 자료만 볼 수도 있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걸 스스로 경계하기 위해서 팩트, 철저히 사실에 근거해서 사실의 탑을 쌓아보자. 그런 취지였단 말씀이시죠?
◆ 박수빈>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더 궁금해지는 거예요. 그렇게 방대한 자료를 다 해서 사실을 한번 재구축해보니까 그 음모론은 어떻게 보세요? 실체가 있어요 아니면 그냥 음모론일 뿐이에요?
◆ 박다영> 어떤 부분에서는 그걸 해명해야 하는, 그러니까 설명을 제대로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자료를 제대로 내놓지 않고 해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음모론이 커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대표적으로 해경 같은 경우에도 그러니까 차라리 거기에 가서 왜 자기들이 구조를 하지 못 했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을 했다면 이해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을 텐데 그런 부분이 이해가 안 되는 거잖아요. 갔을 때 왜 다가가지 않았는지 왜 선내진입을 해서 퇴선명령을 안 했는지에 대해서 솔직하게라도 얘기를 해 주었다면 이 사건이 조금 방향이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 음모론들을 해결, 의혹이라도 속 시원히 풀어내려면 지금 갖고 있는 기록과 자료로써는 안 되더라, 그 말인가요?
◆ 박다영> 예를 들어서 ‘123정 해경이 세월호를 당겨서 침몰시켰다’ 이런 설이 있잖아요.
◇ 정관용> 그런 설도 있습니까?
◆ 박다영> 네. 그런 설들이 나오는 것 자체가 그 해당 영상을 너무 좁게 보다 보니까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전체 상황을 봤을 때는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그냥 영상의 1분? 사진 1장, 2장 이렇게만 보고 판단을 하다 보니까 그런 음모설에 더 빠져드는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저희는 전체를 정리했다는 게, 전체 맥락에서 봤을 때는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더 저희는 의미를 담으려고 노력을 했고 상황을 더 잘 엮어서 이해할 수 있도록 1차적인 자료를 제공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맥락을 쭉 다 따라가면서 살피면 대부분의 음모론 또 대부분의 의혹은 풀리는 군요, 사실은.
◆ 박수빈> 네. 그러기 위해서 작성한 것이고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이라는 것은 자료는 계속 끊임없이 발견할 수 있고 더 발굴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 정관용> 그렇죠. 새로운 자료가 나올 수 있죠.
◆ 박수빈> 저희가 이것이 진실 그 자체라고 주장할 수는 없고 그런 선에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리고 그런 어떤 음모라기보다는 우리 사회 구석구석의 모든 곳에서 자기 책임을 못 한 것의 총집합이 세월호더라. 결론은 그겁니까?
◆ 박다영> 네.
◇ 정관용> 참. 앞으로 세월호 관련해서 재단법인 ‘진실의 힘’은 또 활동계획이 더 있으신가요? 이 책으로 끝입니까? 아니면 더 있습니까?
◆ 박다영>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저희가 이게 가이드북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저희가 1차적으로 자료를 모아서 정리를 한 것이니까 앞으로 더 추가를 할 내용도 있을 것이고 저희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좀더 이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고민을 해서 더 많은 자료들이 모이고 또 다른 진실의 조각이 찾아지면 저희가 이 책을 업데이트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 정관용> 그렇죠. 세월호 터지고 나서 두 분도 많이 울고 많이 가슴 아프고 했겠습니다마는 이렇게 산더미 같은 기록을 접하게 된 것은 사실 1년이 지난 후잖아요.
◆ 박다영> 네.
◇ 정관용> 그리고 생판 모르던 기록들에 파묻혀서 한 10개월을 보내신 거잖아요. 그 어떤 개인적인 느낌이랄까? 그런 것도 한 말씀씩 해 주실래요?
◆ 박다영> 다른 기록들도 많이 봤지만 희생자들의 기록과 또 생존자들의 기록을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생존자들의 진술조서를 보면 꼭 마지막에 구할 수 있었는데 왜 안 구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방금 전까지 잡고 있던 친구의 손을 놓쳤다. 뒤를 돌아봤는데 그 친구 나오지 못 했다는 얘기가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저 또한 그 구할 수 있었다는 죄책감을 가지면서 기록을 봤고 또 제가 마지막에 생각한 것은 이 사건에서 도망친 사람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선원도 그렇고 다가가지 않은 해경도 그렇고 청해진해운도. 그런 도망친 사람들과 같지 않기 위해서 끝까지 기록을 열심히 봤고 이 책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책을 접하게 될 국민들한테 한마디 하신다면?
◆ 박다영> 사실 저는 세월호 유가족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세월호 사건이 나오면서 그걸 생중계로 봤잖아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기록과 직면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기록과 직면을 해서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정확히 파악을 하고 그것을 통해서 치유를 해야만이 조금 더 한발 나갈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특히 저희가 그 기록에서 7살 여자아이 얘기를 발간사나 후기에서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그 친구가 10년 후면 여기 나오는 학생들과 같은 나이가 되잖아요. 그때가 됐을 때는 조금이라도 우리 사회가 나아졌구나, 그 사건에 대해서 극복을 했고 조금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꼭 이 책을 읽으셔서 발판이 됐으면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 생중계로 그걸 지켜봤다.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꼭 봐야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저부터 봐야 될 것 같아요. 저는 그 생중계를 하고 있었거든요, 방송 현장에서. 그래서 트라우마가 아주 커요. 그래서 꼭 꼼꼼히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고요. 박다영 씨의 말 중에 도망친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나도 그 도망치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기록과 씨름했다, 그 표현이 기억에 남는군요.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이 펴낸 ‘세월호, 그날의 기록’ 아주 소중한 자료가 한 권 정리돼서 나왔네요. 저자 박다영 씨, 박수빈 변호사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박다영> 감사합니다.
◆ 박수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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