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제 기사가 쏟아져 나오더라고요. '26년', '연평해전' 등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개봉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확실히 관심이 뜨겁다는 걸 느끼죠. 인기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진구는 인기를 실감하기 위해 SNS도 개설했다. 팔로워 수는 어느새 25만을 훌쩍 넘었다. 요즘 실시간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그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됐어요. 확실히 반응이 빨라요. 댓글이 몇 분, 몇 초마다 올라오니까요. 또 생각보다 세밀하게 보시더라고요. 생각 없이 쓴 말들인데도 '상냥하다' '귀엽다'고 해주시고. (웃음) CF를 찍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은데 아직 회사에서 말이 없네요. 하하."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을 때부터 제작사에 시켜 달라고 졸랐어요. 어떤 역할이든 상관없었죠. 그런데 심지어 '재난 현장에서 꽃피는 사랑 이야기'라니 이건 내 전문이다 싶었고요.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캐스팅 막바지 단계쯤 운 좋게 연락이 왔죠."
진구는 캐스팅 순간을 떠올리며 활짝 웃었다. 사실 그는 드라마와 큰 인연이 없었다. 데뷔는 화려했다. 지난 2003년 SBS 드라마 '올인'에서 이병헌 아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 히트작에 출연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멈춰 있진 않았다. 진구는 스크린으로 주 활동 영역을 옮겨 착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 왔다.
"어느 순간부터 얼굴 하얗고 잘생긴 꽃미남 배우들이 주인공인 드라마가 대세가 됐어요. 흐름이 그렇게 이어지다 보니 제가 맡을 캐릭터가 없어지더군요. 한동안 쫓겨났다고 봐야죠. 드라마계에서 인지도가 낮은 저에게 탑 작가인 김은숙 작가님이 러브콜을 보내주셨으니 영광이죠."
"김은숙 작가님이 쓰신 대본의 가장 큰 수혜자는 저라고 생각해요. 극중 서대영은 워낙 말수가 적고 딱딱한 캐릭터잖아요. 그러다가 멋진 대사를 날려 한 방을 터뜨리는 거죠. '너한테서 도망쳤던 모든 시간을 후회했겠지' 같은 대사처럼요. 다른 사람이 하면 오글거릴 수도 있는데 서대영은 그 순간이 아니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이거든요."
진구는 지난 2014년 결혼해 이듬해 아들을 얻었다. 가족의 존재는 그가 안정적으로 배우 생활을 하는 큰 원동력이다. "송중기보다 내가 나은 건 가정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 진구는 "아내도 '태양의 후예' 광 팬"이라며 미소 지었다.
"아내가 '태양의 후예'에 푹 빠져 있어요. TV 속 서대영이 정말 좋다고 하네요. 진짜 서대영이 옆에 있는데. (웃음) 스포일러는 절대 못 하게 해요. 제가 '다음 회 이야기 한다'고 하면 도망가고 그래요. 하하."
"여배우분들과 호흡을 맞춰본 적이 별로 없어요. 다행히 (김)지원 씨와는 호흡이 잘 맞았죠. 아마 제가 유부남이라서 편했을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였죠. 구설수에 오를 법한 술자리를 자주 가지더라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으니까요. 덕분에 엄청나게 돈독해졌죠. 또 나이 차가 꽤 있어서 공통 관심사도 '태양의 후예'뿐이었어요."
진구는 인터뷰 말미 '드라마에서 서대영 상사가 죽느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무에게도 결말을 이야기하지 않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태양의 후예' 시청률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시청률 30%가 넘으면 SNS에 촬영 비하인드 컷을 올리려고요. 벌써 사진도 골라놓고 멘트까지 다 써놨어요. 서대영의 반전 매력을 보여주려고 해요."
마냥 인기를 즐길 만큼 여유롭진 않다. 언론 인터뷰를 위해 이틀간의 일정을 비워놓은 것일 뿐, 진구는 차기작인 영화 '원라인'(가제) 촬영에 한창이다.
"아마 다음에 선보일 진구의 연기는 '태양의 후예'보다 더 좋을 거예요. 그 다음 작품은 더 좋아질 거고요. 큰 관심에 휘둘리지 않고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급하지 않고 천천히 연기해 나가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