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배기 딸 암매장, 수색 '딜레마'…계부 폭행 확인

경찰 "계부 진술 신빙성 낮아", 시신없는 사체유기와 딸 폭행 자백 혐의 입증 주력

(사진=청주CBS 장나래 기자)
충북 청주 4살배기 딸 암매장 사건은 '시신없는 사체유기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찰은 의붓아버지의 혐의 입증과 추가 혐의 적용을 위한 증거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 경찰, 시신수습 '딜레마'

2011년 12월 중순경 친모의 가혹 행위로 욕조에서 숨진 딸을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된 안모(38)씨.

하지만 안 씨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 딸의 암매장 장소가 거짓으로 나오면서 경찰이 '딜레마'에 빠졌다.

청주청원경찰서는 22일 안 씨를 상대로 2시간 가량 실시했던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 암매장 장소에 대한 진술에서 거짓반응이 나왔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안 씨가 지목해 2차례에 걸쳐 16곳의 장소를 수색했던 진천의 한 야산이 암매장 장소가 아닐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또 대면심리 조사에서도 안 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결론도 도출됐다.

곽재표 수사과장은 "안 씨가 거짓말과 임기응변에 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자신이 경험한 것은 생략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단서가 될 시신수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안 씨를 상대로 보강수사를 벌여 수색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안 씨의 진술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만 더욱 어려워져서다.

◇ 시신 없는 '사체유기' 혐의 입증 주력

경찰은 결국 시신을 찾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보강을 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은 안 씨 가족의 병원 진료 기록과 PC 사용 기록, 휴대전화 통화내역, 출퇴근 기록, 카드사용 내역 등을 확보해 사건 당일 등의 행적을 쫓고 있다.

또 그동안 안 씨의 진술을 토대로 한 수차례의 수색과 수사 과정도 안 씨의 혐의를 입증할 정황 증거로 쌓아가고 있다.

게다가 안 씨가 일관되게 범행을 자백하고 있어 경찰은 시신수습이 어렵게 되더라도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곽 과장은 "만에 하나로 시신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형사들이 각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들을 확보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수사 결과 만으로도 혐의를 확실하게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 계부, 추가 혐의 적용도 검토

경찰은 안 씨가 이 사건과는 무관하게 당시 4살이었던 안 양을 폭행했다는 자백을 받아 내 추가 혐의 적용을 위한 수사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자백은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 씨의 부인인 한모(36·여)씨가 범행 전 가족 간의 갈등과 심경을 담은 일기 형식의 메모장을 바탕으로 안 씨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특히 경찰은 결혼 이후 안 양의 존재를 뒤늦게 알게 된 안 씨와 친모인 한 씨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안 양에 대한 학대가 더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 때문에 부부지간에 갈등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아이가 거짓말을 해서 이마를 쥐어 박았는데 눈에 멍이 든 적은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안 씨에 대해 사체 유기 혐의 이외에 폭력 혐의도 추가로 적용하기로 하고 당시 안 양의 진료 기록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찰은 숨진 한 씨가 남긴 노트 5권 분량의 메모에서 한 씨가 지속적으로 아이를 폭행한 정황도 확인했다.

또 한 씨가 휴대폰에 남긴 메모에는 계부 안 씨가 게임에 빠져 살며 경제적으로 어려워 부부의 불화가 계속됐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사건을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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