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승은 부장판사)는 술에 취한 여성을 차례로 성폭행 한 혐의(특수준강간)로 기소된 장모(26) 씨와 이모(27)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각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4년 10월 11일 오전 3시 22분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김모(23·여) 차에 태워 장 씨의 집으로 데려간 뒤 돌아가며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김 씨가 술에 취해 길가에 위험하게 서 있어서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차에 태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김 씨를 집으로 데리고 간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또 "김 씨가 술을 마신 상태이긴 했으나 호감을 적극 표현할 정도로 의사소통이 가능해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해자 김 씨가 당시 상황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고 있고 저항하려 했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주량을 넘는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20대 여성인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피고인들로부터 술에 취해 모르는 사이 성폭행을 당해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이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에 따른 증상도 겪게 됐다"며 "다만 항소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합의한 사정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