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블랙홀로부터 물질이 방출되는, 플라즈마의 제트 현상은 이미 약 100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천문학계에서는 이러한 블랙홀 제트 방출이 어떤 원리로 발생하는지가 오랜 난제로 남아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팀은 거대은하인 M87의 중심에 있는 초거대 블랙홀이 내뿜는 제트 현상을 관측해 기존 관측과 달리 블랙홀에 가까운 지점에서 이미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분출되는 현상을 밝혔다.
'M87은하'는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심부분에 위치하는 거대 전파은하로 지구에서 544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60억배 정도의 우주 최대급 초대형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은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르는 초대형 블랙홀이 존재한다. 일부 초대형 블랙홀에서 방출되는 제트는 광속에 거의 가까운 속도로 수 천 광년에서 수 만 광년에 이르는 우주 최대 규모의 고에너지 현상이다.
이번 연구 결과 M87은하 중심의 블랙홀 제트의 속도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가까운 5광년 거리에서 이미 광속의 80% 속도로 가속돼 있는 것을 알게 됐다.
기존 관측은 블랙홀에 가까운 지역의 제트 현상을 정밀히 관측하지 못해, 비슷한 거리에서 제트의 속도는 광속의 10%~30%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M87은하를 한국의 KVN과 일본의 VERA를 연결한 KaVA 관측시설을 이용해 2013년 12월부터 약 6개월간 집중적으로 관측했다.
은하 중심은 밀도가 높아 전파 영역에서만 관측이 가능하며, 정밀한 측정을 위해 가능한 멀리 떨어진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간섭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이번 관측 결과는 블랙홀 제트가 어떤 원리로 분출되는지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데 의미가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이번 관측 결과가 천문학의 오랜 숙제를 풀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다"며 "앞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자세히 비교해 블랙홀 분출의 형성 과정 규명에 도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