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의 삼성'에서 이제는 '자율의 삼성'으로 확 바뀌나?

24일 삼성컬쳐 혁신 선포식 갖고 수원시대 본격 개막

수원에 자리잡은 삼성디지털시티 사옥 타운
치밀하게 짜여진 체계와 질서, 이를 통한 효율적인 시스템 그리고 엄격한 상명하복.

이런 것들이 연매출 규모 200조를 넘긴 지금의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를 있게한 '조직의 힘'을 낼 수 있는 수단들이었다.

지금까지 삼성 하면 '관리의 삼성' 또는 '조직의 삼성'이라고 불리울 만큼 삼성의 기업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특징이었다.

그런데 이런 삼성의 조직적 기업문화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지난 18일부터 '서초시대'를 접고 '수원시대'를 개막한 삼성전자가 24일 수원에 있는 본사인 디지털시티에서 '스타트업 삼성, 컬쳐혁신 선포식'을 갖는다.

스타트업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는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로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은 '펄펄 뛰는 정신'을 가진 자유로운 기업을 말한다.

삼성전자가 이날 선포식의 이름에 '스타트업'을 넣은 것은 이렇게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혁신적인 벤처기업문화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병상에 누워 있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에서 기인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조직문화를 수평적이고 창의적으로 만들기 위해 우선 직제의 개편방침을 이날 밝힌다. 이날은 구체적으로 조직체계를 어떻게 바꾼다는 내용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이런 방향으로 간다는 것만 밝히지만 현재의 '관료적 조직체계'를 뜯어 고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지금은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에 이어 임원으로 이어지는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부장 이하 5단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과장과 차장 직급을 하나로 통합해 4단계로 바뀌되 이름은 사원-선임-책임-수석으로 돼 있는 연구조직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또 팀장 아래는 모두 '프로'로 불리우는 제일기획이나 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계열사도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여기다 마이크로 소프트처럼 승진없이 전문분야의 일을 하는 트랙과 관리자 트랙으로 나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왕이면 다른 기업들이 채용하지 않은 방식과 명칭을 채택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삼성은 또 이런 조직체계 개편과 함께 매년 그룹차원에서 진행해 '삼성맨'을 만들던 신입사원하계수련회도 폐지하기로 했다.

당장 올해부터 그룹차원이 아니라 계열사별로 신임사원 수련회를 진행한다는 것으로 그룹이라는 통일된 이미지 보다는 개별 회사별로 상황과 실정에 맞는 '멤버십 트레이닝'을 하겠다는 뜻이다.

또 공식적으로 부인하기는 했지만 이른바 '그룹공채'도 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정한 시기에 실시하는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보다는 필요한 인력을 수시로 채용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24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선포되는 '스타트업 삼성 컬쳐혁신 선포식'이 주목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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