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취임식?' 체육회 노조 "회장 상견례 보이콧" 이유는?

'협의 없는 직제 개편 무효!'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원들이 23일 통합체육회장 취임식에 불참한 채 통합 체육회의 직제 개편의 부당성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송대성 기자)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하나가 된 통합 대한체육회가 출범했지만 시작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직제 개편 및 인사 문제 때문이다.

통합 대한체육회는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존 대한체육회 김정행 회장과 국민생활체육회 강영중 회장의 공동 회장 취임식을 열었다. 두 회장은 취임식에서 통합 체육회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 학교 체육까지 통합 관장하는 선진국형 시스템으로 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이날 두 공동 회장은 취임식 이후 직원들과 상견례가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상견례는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기존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원들이 이날 취임식에 불참한 것.

불참 이유는 통합 체육회의 직제 개편의 부당함 때문이다. 체육회 노조는 대신 긴급회의를 열고 "협의 없는 직제 개편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박권 노조위원장은 "두 단체의 통합 과정이 촉박하게 흘러가다 보니 직원 직제에 대한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면서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직원들은 공동 회장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체육회 직원은 "두 단체는 공채 과정부터 차이가 크다"면서 "체육회는 수백대 일의 치열한 경쟁을 거치지만 생활체육회는 공채 과정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장 진급에도 24~25년이 걸리는 체육회와 달리 생활체육회는 절반 정도 기간이면 승진을 한다"면서 "이런 차이가 있음에도 직급을 수평적으로 통합, 개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처우 문제도 마찬가지. 또 다른 체육회 직원은 "생활체육회 직원들의 급여를 체육회의 98% 수준으로 맞춘다고 하더라"면서 "단지 통합이 됐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급여가 같아지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두 회장의 의견도 상반된다. 김 회장은 "어느 한쪽이 불이익을 당하면 안 된다"면서 "문제가 생겼다면 협의를 해서 형평성에 의해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회장은 "처우 문제가 능력인지 연공인지를 묻고 싶다"면서 "두 단체가 달라도 앞으로는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실적이 있다면 그만큼 예우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권 위원장은 "일단 투쟁을 의미하는 한국노총의 조끼는 입은 채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오는 31일 노사협의회에서 직제 문제에 대해 두 회장에게 강력하게 어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1일 법인설립에 이어 공동 회장이 공식 취임하며 출범한 통합 체육회. 그러나 기존 두 단체 통합 과정의 진통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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