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재훈은 23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3년 여 만에 공식석상에 선다"고 운을 뗀 뒤 차분히 복귀 심경을 밝혔다.
"첫 복귀 프로그램으로 '음악의 신2'를 택했다. 오랜만에 촬영이고, 내가 잘하는 토크쇼나 예능이 아닌 페이크 다큐 장르여서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다행히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지금은 완벽하게 적응이 됐다. 이상민 씨를 비롯한 동료 연기자들과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 또 다른 탁재훈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탁재훈은 "3년여 동안 서울보다 제주도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다"고 했다. 그렇게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새로운 계획을 세우던 그는 뮤지의 소개로 박준수 PD를 만나 '음악의 신2'를 복귀작으로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함께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노홍철, 이수근 등은 이미 복귀를 했다. 난 사실 복귀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작년 11월 우연히 뮤지 군의 소개로 박준수 PD를 만났고 올 2월에 연락이 왔다. '프로그램 구상이 거의 다 끝났으니 복귀를 해야하지 않겠냐'고 하더라. 그렇게 자연스럽게 '음악의 신2'로 복귀하게 됐다."
특유의 넉살과 자신감은 여전했다. "자극적인 질문도 괜찮다"고 말한 탁재훈은 고심 끝에 복귀를 결심한 이유를 묻자 "동료들의 방송이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방송계를 아예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동료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말 재미없게 방송하는 모습을 보고 꼭 방송을 다시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많은 분이 방송을 착하게만 하더라. 내가 한 번 나가서 재밌게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나름의 소신이 담긴 답변이다. "이왕 방송에 복귀했으니 예전 모습 그대로 하자"는 게 탁재훈의 생각이다.
"먼저 복귀한 동료들을 보면서 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90도로 고개를 숙인 뒤에 다시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건지 아니면 계속 풀 죽은 모습으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난 시청자, 팬 여러분들에게 정말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한 뒤에는 자기 포지션에 맞게 방송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렇지 못 할 거면 아예 방송계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신정환 씨가 최근 싱가포르에 팥빙수 가게를 오픈했다. 오픈 이틀 전에 신정환을 만났다. 이건 내 느낌인데 (방송 복귀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주변 정리가 아직 잘 안됐다.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려 있더라. 조만간 다시 한 번 (신정환을) 찾아가서 의사를 물어보려고 한다. 복귀는 신중하고 철저하게 신정환 씨의 의사에 따라서 진행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한편 탁재훈의 방송 복귀작인 '음악의 신2'는 자신들의 이름을 딴 LTE엔터테인먼트라는 기획사를 설립한 이상민과 탁재훈이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는 과정을 그리는 모큐멘터리 예능 프로그램이다. 2012년 방송된 시즌1에 이어 4년 만에 돌아온 이 프로그램에는 이상민, 탁재훈, 뮤지, B1A4 진영, 나인뮤지스 경리 등이 출연한다.
'음악의 신2'는 방송이 아닌 이달 말 온라인을 통해 선공개된다. Mnet은 온라인 반응을 지켜본 뒤에 정규 편성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