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김세진 감독 "비디오 판독은 왜 있습니까"

김세진 감독. (사진=KOVO 제공)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 13-13 동점에서 OK저축은행 곽명우의 디그가 그대로 현대캐피탈 코트로 향했다. 이 때 현대캐피탈 신영석이 한 손으로 OK저축은행 코트로 공을 밀어넣었고, 주심은 현대캐피탈의 득점을 선언했다. OK저축은행 선수들이 항의했지만, 주심의 판정은 변함 없었다.

하지만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면서 판정이 번복됐다. 경기감독관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신영석의 오버네트를 선언했다.

결국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재심을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이미 심판 합의를 마쳤다는 경기감독관의 선언이 나왔다. 그런데 김건태 심판위원장이 경기감독관과 이야기를 나눈 끝에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졌고, 판정은 다시 현대캐피탈의 득점으로 바뀌었다.

현대캐피탈로 흐름이 넘어가는 중요한 점수였다.

김세진 감독은 경기 후 판정 번복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심판 판정 언급으로 인한 벌금까지 각오한 발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캐피탈의 득점이 맞다. V-리그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규칙 설명회를 통해 확인된 부분이다. 볼이 반대 코트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네트를 넘지 않은 공을 터치했을 경우 인플레이가 맞다는 것이 설명회에서 나온 이야기다.


김세진 감독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목소리를 높인 것은 심판위원장의 개입 때문이다.

김세진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바꾼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심판위원장이 내려와서 뒤집는 건 말이 안 된다. 비디오 판독을 했으면 끝이다"라면서 "룰을 보면 맞겠지만, 비디오 판독 요청을 했다. 경기감독관들이 심판과 합의해야지 왜 심판위원장이 들어와서 정리를 하냐. 물론 재심 요청을 하면 심판위원장이 들어올 수 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는데 아니라고만 했다. 비디오 판독의 모순"이라고 화를 냈다.

최태웅 감독은 재심 요청은 당연히 정당했다. 규칙에 대한 심판 및 경기감독관의 실수이기에 재심 요청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다만 문제는 경기감독관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못 내렸다는 데 있다.

사실 비디오 판독의 역할은 단순히 판정을 정정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정심인 것을 알면서도 비디오 판독을 외치는 까닭은 경기 흐름을 끊기 위해서다.

김세진 감독은 "분위기를 타고 가는 상황이었다"면서 "비디오 판독이란 게 사실 판독도 있지만, 분위기를 끊고 이어가는 부분도 있다.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놨기에 그걸 충분히 이용하는 것도 감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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