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는 자신을 포함한 비례대표 순번결정 권한을 비대위에 일임했지만 관심을 모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비대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전했다.
더민주 비대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3시 30분부터 1시간 10여분동안 회의를 진행했고, 이날 회의는 김종인 대표가 주재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어제 비례대표 순위투표를 했고, 분야별 당선안정권에 넣어야할 비율을 정했기 때문에 김종인 대표는 그것(순번결정)을 비대위원들에게 일임했다"며 "비대위원들이 비례대표후보 추천목록순위를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할 생각을 갖겠다"며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대변인은 다만 "김 대표가 사퇴에 대해서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대표는 최근 비례공천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서운함을 장시간 동안 토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비대위원들에게 "비례대표 선정과정에서 중앙위가 열리고 (비례대표 순번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대단히 자존심이 상했고, 모욕적으로 느꼈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내가) 당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우리 당은 변화가 필요한데 이틀 동안 여러 가지를 보면서 우리 당이 변화를 통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가에 대한 깊은 회의와 (당에 대한) 서운함이 생겼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발언에 대해 비대위원들은 "중앙위가 열리는 과정을 충분히 대비하고 준비하지 못했고, 소홀했던 부분에 대해 비대위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회의에 참석한 비대위원 전원은 '대표를 잘 모시지 못해서 송구스럽다'는 취지로 김 대표에게 유감을 표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비대위는 이날 비례대표 순번을 결정한 뒤 김 대표에게 유선 또는 대면으로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직후인 오후 4시 43분쯤 말없이 국회를 떠났다.
"사퇴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이미 다 말했는데 뭘…"이라며 말끝을 흐렸고, "거취를 결정했느냐"는 물음에도 "내가 다 얘기한다고 했잖느냐"고만 한 뒤 자신의 차를 타고 자리를 떴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후 3시쯤 구기동 자택을 나서면서 사퇴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머지 않은 시기에, 얼마 안가서 결심한 바를 종합적으로 발표할 테니까 그때 들어보면 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 사퇴설이 불거지자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경남에서 급거 상경해 김 대표의 구기동 자택으로 찾아가 "당을 끝까지 책임지고 이끌어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달라"며 사퇴를 간곡히 만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