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화제가 된, 총리실 의전차량이 서울역 승강장 안으로 들어온 그 사진 말입니다.
승강장에 차량이 들어온 것 자체를 믿을 수가 없어서 저는 처음에 합성사진 아니면 취객이 돌진한 사고 사진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차량 번호판과 차량 외관, 목격자의 진술 등을 종합해 본 결과 문제의 차량이 황교안 총리의 의전 차량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황 총리는 지난 20일 저녁 8시 부산행 KTX171호 열차 특2호실에 탑승했고 오송역에서 하차했습니다.
서울역은 차량이 승강장까지 들어올 수 있는 구조지만 오송역은 차량이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아마 황총리는 오송역에서는 승강장 바깥까지 걸어서 나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노컷뉴스는 제보받은 사진의 차량 번호판을 모자이크 처리한 후 21일 새벽 1시 30분쯤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이때 페이스북에는 황 총리가 탔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정황은 황 총리의 의전차량이 확실했고 황 총리를 직접 봤다는 목격자의 진술도 있었지만 총리실 입장을 듣고 난 뒤 기사를 작성하는게 맞다고 봤습니다.
이튿날 취재를 하자 총리실 측은 차량으로 역내 플랫폼까지 들어가는 것이 '경호 관행'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총리실 측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범위내에서 경호 차원에서 취해온 조치였다"며 "향후 적절성 여부는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서울역 승강장에 있었던 시민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한 시민은 "플랫폼에서 바쁜 사람들을 가로막고 총리가 기차에 올라 당황스러웠다"면서 "의전을 한다는 이유로 불편을 겪은 시민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래도 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SNS 여론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노컷뉴스 페이스북에 올라간 현장 사진에 네티즌들은 "아무리 그래도 플랫폼까지 차를 몰고 들어오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 "신종 권위주의다", "총리가 다리가 몹시 아픈가 보다"라는 댓글을 쏟아냈습니다.
제보와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노컷뉴스는 21일 오후에 '서울역 플랫폼 내부까지 들어온 '고급차'…알고보니 총리님'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고했습니다.
이후 많은 언론 매체들이 황교안 총리의 '과잉 의전'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고 급기야 22일에는 총리의 이름이 네이버 검색순위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이번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황교안 총리에 대한 '과잉 의전'이 비단 이번 만이 아니었다"라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정지되니까 정작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계단을 이용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던 겁니다.
그 모습을 뉴시스 사진기자가 찍었고 2015년 8월 이달의 사진보도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재 이 사진은 또다시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