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마일카드' 발급사인 하나카드는 관련 법규를 모두 지켜 축소한 것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판결은 최근 수익감소에 따른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축소 움직임에 상당한 제약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23부(재판장 우라옥)는 A씨가 카드계약당시 제공받기로 한 마일리지를 설명없이 축소한 것은 부당하다고 낸 소송에서 "하나카드는 처음 약정대로 A씨의 유효기간 만료일까지 항공사 마일리지를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2년 인터넷을 통해 연회비 10만원을 내고 옛 외환카드(2014년 11월 하나카드로 합병)의 크로스마일 스페셜 에디션 카드에 가입했다.
당시 약정 조건은 카드사용금액 1,500원당 항공사 2마일의 크로스 마일리지를 제공받는 것이었다.
옛 외환카드는 2013년 2월말 홈페이지 등에 이 카드에 가입한 회원에게 제공하던 크로스 마일리지를 2013년 9월부터 카드사용금액 1,500원당 1.8마일로 변경한다고 발표하고 시행했다.
또 "인터넷으로 신청한 경우에도 카드사가 고객에게 전화를 이용해 구두로 중요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거나 상품설명 화면이나 계약신청 화면에 약관 게시와 별도로 고객이 쉽게 알아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계약의 중요내용을 명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설명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법규에 계약당시의 마일리지는 1년 뒤에 축소할 수 있게 돼 있고, 이에따라 마일리지를 축소할 때 약관에 따라 6개월 전에 홈페이지 게시는 물론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축소사실을 알려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문제는 계약당시 고객에게 마일리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렸느냐 여부"라며 "인터넷으로 신청한 고객에게까지 전화를 통해 구두로 설명을 해야 한다는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는 만큼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번 법원 판결은 카드사의 마일리지 등 부가서비스 축소 움직임에 제약을 줄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감소에 따라 부가서비스를 줄여나가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크로스마일카드도 마일리지 혜택이 크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회원이 4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마일리지 혜택을 많이 주는 만큼 카드사로서는 적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마일리지 축소에 나선 것이다.
하나카드는 구체적인 적자액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크로스마일카드에서 연간 70억원 가량 적자가 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계약당시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수 없다면 카드사로서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적자를 감내하면서 부가서비스를 계속 끌고 가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